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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플로리다서 무장강도-경찰 간 총격전 과정서 무고한 인질 숨져

송고시간2019-12-08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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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대응 적절성 두고 논란…숨진 인질 유족 "경찰이 쏴죽여" 비난

수사 당국이 5일(현지시간) 미 남부 플로리다 미라마에서 발생한 무장강도와 경찰 간 총격전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수사 당국이 5일(현지시간) 미 남부 플로리다 미라마에서 발생한 무장강도와 경찰 간 총격전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플로리다에서 경찰이 무장 강도들과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인질로 잡혔던 UPS 트럭 운전사가 숨지면서 경찰 대응의 적절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 5일 오후 4시 15분께 남부 플로리다의 소도시 코럴 게이블스의 보석점 리전트 주얼러스에서 발생했다. 41살 동갑인 무장 강도 2명이 보석점을 털러 들어왔고 무음(無音) 경보가 울렸다.

이들이 보석점 주인과 총격전을 벌이는 와중에 60대 여성 점원이 다치기도 했다. 다행히 이 점원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집에서 회복 중이다.

트럭을 타고 달아나던 강도들은 이어 배달 중이던 UPS 트럭을 강탈했다. 강도들은 이 트럭 운전사 프랭크 오도네스(27)를 인질로 잡은 채 달아났고 여러 대의 경찰차가 이를 쫓기 시작하면서 퇴근 시간대 도시 한복판에서 고속 추격전이 벌어졌다.

그러다 트럭은 차량이 정체된 교차로 근처에 멈춰섰고, 경찰이 이를 둘러싸면서 총격전이 전개됐다.

이 과정에서 결국 2명의 무장강도는 물론 UPS 기사, 그리고 당시 경찰과 무장강도 사이에 끼인 채 차에 타고 있던 70세 남성 리처드 컷쇼 등 4명이 모두 숨졌다.

숨진 UPS 기사의 형제 로이 오도네스는 플로리다 경찰이 UPS 기사를 범죄자처럼 총으로 쏴 죽였다고 비난했다.

그는 6일 밤까지 10만 달러가 모금된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올린 글에서 "총 쏘기를 즐기는 경찰관들"에 대해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면서 "경찰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는 숨진 프랭크의 두 딸 학비와 장례식 비용 마련 등을 위해 모금을 시작했다.

수사 당국이 5일(현지시간) 미 남부 플로리다 미라마에서 발생한 무장강도와 경찰 간 총격전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수사 당국이 5일(현지시간) 미 남부 플로리다 미라마에서 발생한 무장강도와 경찰 간 총격전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세인트루이스경찰서 강력반의 헤서 테일러는 총격전 동영상을 본 뒤 경찰이 무고한 생명을 위험에 빠트린 채 물러서기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헤서는 "우리는 항상 전사가 될 필요는 없다. 어떤 때는 물러나도 괜찮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며 "당연히 용의자들이 책임이 있지만 무고한 행인을 향해 날아가는 모든 총알에 대해 우리(경찰)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WP는 부검을 통해 누가 쏜 총알이 오도네스와 컷쇼를 숨지게 했는지 밝혀질 수 있다고 전했다. 플로리다주 법 집행부는 이번 총격전을 수사 중이다.

피츠버그대 법학 교수 데이비드 해리스는 대부분의 경찰협회는 경찰관들이 불필요하게 경찰관이나 범죄자, 행인을 위험에 빠트리지 않도록 아주 심각한 상황에서만 추격전을 벌이도록 권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보석점 강도가 총을 쏘는 상황이라면 대부분 경찰이 추격을 허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스는 "납치된 트럭과 인질, 수백 명의 시민이 위험에 처한 이런 상황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미국에서 이런 일을 경험한 경찰관은 한 줌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전문가들이 이번 사건을 "악몽 같은 시나리오"라고 표현했다며 앞으로 몇 주에 걸쳐 수사관들이 경찰의 무력 사용에 관련해 골치 아프고 복잡한 이슈들을 다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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