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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가 수족관 벽에 머리 '쿵쿵쿵'…"노이로제·우울함 표시"

송고시간2019-12-0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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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동물보호단체 동영상 공개…지목된 싱가포르 수족관 "모르는 일"

돌고래가 수족관 벽을 머리로 들이받는 모습
돌고래가 수족관 벽을 머리로 들이받는 모습

[ETT 페이스북 캡처]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수족관의 돌고래가 수조의 벽을 수차례 들이받는 동영상이 해양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공개되면서 많은 네티즌의 관심을 끌었다.

정작 이 일이 발생한 곳으로 지목된 싱가포르의 한 수족관은 "알지 못 하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8일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에 본부를 둔 '수조를 비워라'(ETT) 라는 단체는 최근 지난해 싱가포르 센토사섬 RWS 수족관에서 찍힌 것이라면서 동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ynSfGoDgR7Q

지난 1일 ETT의 페이스북에 공개된 이 동영상(https://www.facebook.com/EmptyTheTanksOfficial/videos/591037981713818/?t=0)에는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가 수조 벽에 머리를 9차례 들이받는 모습이 담겨 있다.

동영상에는 "이 같은 고통스러운 행위는 돌고래가 갇혀 살지 않는 여러 이유 중 하나"라는 설명도 붙어 있다.

이 동영상은 이날 오전 현재 32만명 이상의 네티즌이 보고 갔다.

ETT측은 신문에 이 동영상이 지난해 수족관을 방문한 한 관람객이 찍어 자신들에게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ETT 설립자인 레이철 카바리는 "이 관람객이 지난해 수족관을 방문했을 당시 이 돌고래의 충격적인 행동을 보고 녹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면서 "수족관 내에 갇혀 앞으로도 계속 겪어야 하는 이 지각 있는 동물들의 고통에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소셜미디어에 동영상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수족관으로 지목된 RWS측은 이런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이 동영상이 이곳에서 찍힌 것인지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RWS 수족관에는 현재 20마리가 넘는 돌고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국립공원위원회 동·식물국의 추아 체 훙 박사도 최근 RWS 수족관의 돌고래 시설을 방문했을 당시 '비정상적인' 행동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RWS측은 또 신문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돌고래들이 좋은 환경에서 홀로 또는 단체로 유영하도록 하면서 자유롭게 놀거나 동료들과의 사회화 과정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에 본부를 둔 동물복지연구소의 해양포유류 학자인 나오미 로즈 박사는 동영상에 나타난 돌고래의 행동은 '열악한 정서적 건강 상태'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로즈 박사는 "이런 종류의 반복적이고 무의미하며 심지어 자기 파괴적인 행동은 지루함, 노이로제, 우울함의 표시"라고 말했다.

해양 동물을 수족관에 가두는 데 반대하는 '동물 잔혹행위 방지 협회'(SPCA)의 상임이사인 자이팔 싱 길 박사도 야생 동물이 갇힌 상태에서 스트레스 징후를 드러내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공감했다.

길 박사는 해당 동영상을 본 뒤 "어떠한 인공 수조도 이 동물들이 발견된 자연환경을 그대로 복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신문에 따르면 '세계동물보호'라는 단체는 지난 7월 보고서를 통해 RWS 돌고래 섬의 '돌고래와 함께 하는 수영' 상품이 세계 동물원 및 수족관 협회(Waza)가 정한동물 복지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돌고래가 수족관 벽을 머리로 들이받는 모습
돌고래가 수족관 벽을 머리로 들이받는 모습

[ETT 페이스북 캡처]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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