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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치국 회의서 내년 '인프라 투자 확대' 시사

송고시간2019-12-0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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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건설 확대' 표현 추가돼"…3조위안대로 증가 관측

지도부, 빚내라고 '채찍질'하지만 지방관리들은 몸 사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는 가운데 중국 지도부가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내년 빚을 더 많이 내 인프라 시설 투자를 늘리겠다는 방향을 시사했다.

중국공산당의 중추 의사 결정 기구인 정치국은 지난 6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 주재로 내년 경제 운용 방향에 대한 회의를 하고 나서 낸 보도문에서 "인프라 시설 건설을 한층 강화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매년 연말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12월 정치국 회의는 실질적으로 이듬해 경제 운용 방향을 논의해 정하는 자리다.

정치국 회의에서 큰 틀이 잡힌 2020년 경제 운용 방침은 조만간 열릴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확정되고,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례 회의에서 최종 추인을 받은 뒤 공개된다.

경제지 제일재경(第一財經)은 "이번 회의의 큰 하이라이트는 '인프라 시설 건설을 한층 강화한다'는 표현이 새로 들어간 점"이라면서 "국내외 리스크 도전이 선명히 커질 2020년에 인프라 건설은 경제 발전의 완충기 역할을 더욱 크게 수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7월부터 본격 발발한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 속에서 중국의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중국 정부는 연초 인프라 투자용 특수목적 채권 발행 규모를 전년보다 8천억 위안 이상 증가한 2조1천500억 위안으로 잡고 지방정부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독려했지만 뚜렷한 경기 부양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올해 1∼10월 인프라 투자 증강률은 4.2%로 1∼2월의 4.3%보다도 오히려 0.1%포인트 낮아졌다.

인프라 투자액을 포함한 1∼10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역시 199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저인 5.2%까지 떨어진 상태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평생 문책제'의 공포 탓에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채권 발행 지시에도 지방정부 지도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은 과도한 부채 문제로 인한 금융 리스크 통제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제시하고 강도 높은 부채 감축(디레버리징)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막대한 양성·음성 채권이 심각한 경제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중국 중앙은 이른바 '평생 문책제'를 도입해 부채로 문제를 일으킨 관리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도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제일재경은 "올해 인프라 투자 증가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는데 주된 이유는 '종신 문책제'가 지방정부의 투자를 더욱 신중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지방정부 채무 리스크가 커지고 종신 문책제가 남은 상황에서는 인프라 투자는 과거처럼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안팎에서는 중국 중앙정부가 내년 지방정부에 적극적인 인프라 건설 확대를 주문하는 한편, 특수목적 채권 발행 규모를 더욱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많은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이 내년 특수목적 채권을 올해보다 8천억 위안가량 더 많은 3조 위안 이상으로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 사건의 여파로 중국 경제에 큰 대내외적 충격이 가해진 1990년 3.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도 이런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한 6.0%로 관련 통계가 있는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았다.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역시 5%대로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6.1%, 5.8%로 전망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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