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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고향 베트남서 '리틀 김우중' 양성…"대우정신 계승"

송고시간2019-12-10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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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생전 "베트남이 제2의 고향처럼 푸근하게 느껴진다"고 지인들에게 늘 말해왔다.

공산당 일당 체제인 베트남이 1986년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경제발전을 추진하려고 '도이머이(새롭게 바꾼다는 뜻)' 정책을 채택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을 때 김 전 회장은 베트남에 가장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민 해외 대기업 총수였다.

덕분에 김 전 회장은 현지에 탄탄한 기반을 만들고 최고위층과 두터운 인맥을 쌓았다.

김 전 회장이 대우그룹 사태로 1999년 10월 해외로 도피했다가 2005년 6월 귀국할 때까지 상당 기간을 베트남에 체류했고, 당시 베트남 정부가 인터폴에 수배된 김 전 회장을 사실상 보호하고 있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2008년 1월 특별사면된 김 전 회장이 해외로 나갔다가 지난해 하반기 건강악화로 다시 귀국할 때까지 주로 머문 곳도 막내아들 소유의 베트남 하노이 번찌 골프장에 있는 임시 숙소였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BRnVT12EAeY

그는 2009년 전직 대우인들이 대우세계경영연구회를 결성하고 대우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GYBM'(Global Young Business Manager·글로벌 청년 사업가 양성 사업)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하자 베트남을 첫 대상지로 꼽았다.

김 전 회장은 "앞으로 베트남이 가장 빨리 성장할 것"이라며 "이곳에서 GYBM을 가장 먼저 시작하자"고 제안했다고 지인들이 전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료 사진]

GYBM은 해외 대학과 협력해 현지에서 우리나라 청년들을 교육하고 해당 국가에 취업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중급 이상의 어학 능력을 갖춰 현지 기업에서 경험과 실력을 쌓아 창업까지 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워 '김우중 사관학교'로 불린다.

2011년 베트남에서 1기 40명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베트남과 미얀마, 인도네시아에서 1천여명을 배출했다. 올해도 150명을 선발해 지난 7월부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 프로그램에 대해 "청년들이 해외에서 창업하고, (해외로) 수출하는 게 좋은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런 과정을 하다 보면 우리나라는 해외에서 많은 네트워크가 생기고, 그 나라에서 수출을 늘리고, (기업체의) 지점이 생겨서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제가 죽을 때까지 GYBM 사업을 하려고 한다"며 이 프로그램에 강한 애착을 보인 김 전 회장은 지난해 저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증보판을 내면서 받은 인세를 GYBM 사업에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또 GYBM 사업에 이어 은퇴자의 베트남 현지 취업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었다.

베트남서 취업에 도전하는 한국 청년들
베트남서 취업에 도전하는 한국 청년들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대우세계경제연구회가 우리나라 대학 졸업자를 선발해 베트남에서 언어, 문화, 직무 교육을 한 뒤 현지에 취직시키는 '글로벌 청년 사업가'(GYBM) 베트남 과정의 9기 연수생들이 지난 9월 3일 하노이 보건대에서 열린 개강식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김우중 사관학교'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에 올해는 94명이 참가한다. youngkyu@yna.co.kr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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