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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백두산대학' 내세워 사상교육…'항일투쟁·일심단결' 강조

송고시간2019-12-1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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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장기화·경제난에 지친 사회분위기 일신 노려…'美에 양보 없다' 의지도

군마 타고 백두산 오르는 북한 김정은
군마 타고 백두산 오르는 북한 김정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TV가 12월 4일 보도했다. 중앙TV가 공개한 사진에서 김 위원장의 옆으로 부인 리설주 여사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겸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의 모습이 보인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최근 북한 매체들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용어가 '백두산대학'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보도날짜)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시찰과 백두산 군마 등정을 단행하면서 "혁명의 지휘 성원들은 백두산혁명전적지 답사를 통한 '백두산 대학'을 나와야 한다"고 말한 이후 이 용어는 북한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매김했다.

백두산대학이란 진짜 대학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사상교육을 의미하는 상징적 용어라고 할 수 있다.

백두산이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 상징이자 이른바 전적지들이 밀집해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고향이라고 주장하는 '백두산밀영'이 있는 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정운영 구상의 장소여서 내부 결속에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백두산대학' 제목의 정론에서 "백두산대학에서 항일빨치산들이 지녔던 백두의 혁명정신을 배워야 한다"며 이 정신으로 "먹고 입고 쓰고 사는 것을 인간 본능의 전부로, 인간을 생물학적 본능에 얽매인 나약한 존재로 보는 온갖 진부한 견해들을 쓸어버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원수(일제)들은 항일빨치산도 사람이기에 추워하고 배고파하며 무서운 고통을 계속 가하면 총을 놓을 것이라고 망상했지만, 우리 투사들은 얼어 죽을지언정 노예로 살 수 없는 인간이기에, 굶어 죽을지언정 머리 숙이고 살 수 없는 인간이기에 자기 하나의 고통보다는 신음하는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그런 인간"이라며 어려움을 참아내면서 일제에 맞서 싸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군 간부들과 함께 백두산 등정
김정은, 군 간부들과 함께 백두산 등정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월 4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간부들과 모닥불을 쬐고 있는 모습으로, 김 위원장 오른쪽에 부인 리설주 여사도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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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백두의 혁명정신에 "수령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과 결사옹위의 정신, 혁명의 요구라면 맨주먹으로 폭탄도 만들고 대포도 만들어내는 자력갱생의 정신, 한홉의 미숫가루도 천만근의 양식처럼 나누며 고락을 같이하는 불같은 동지애"가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압박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 처한 북한의 현 상황을 일제강점기 항일빨치산의 어려웠던 산속 환경과 비교하며 주민들에게 체제 수호와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건설 노선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인 제재와 경제난에 지친 주민들의 사상이완 현상을 우려하며 백두산대학을 통한 사상 교육과 내부 결속에 안간힘을 쓰고 있음이 엿보인다.

특히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으라면서 일방적으로 제시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미국에 양보하지도 굴복하지도 않고 자주 노선을 지키면서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도 볼 수 있다.

김정은, 군 간부들과 함께 백두산 등정·혁명전적지 시찰
김정은, 군 간부들과 함께 백두산 등정·혁명전적지 시찰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를 시찰하고 백두산을 등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2019.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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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론은 또 젊은 세대에게 백두산대학을 통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폭제와 전횡이 살판치고 시련을 겪어보지 못한 새 세대들이 주력으로 등장하고 있는 오늘 혁명정신 무장사업은 민족의 운명을 좌우하는 사활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적대세력들과의 총포성 없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오늘날 원수님(김정은) 단행하신 백두산강행군만큼 필승의 신념을 벼려주는 혁명강의가 어디에 있겠는가"라며 김정은 위원장의 백두산 군마 등정 모습에서 김일성 주석을 뜻하는 "빨치산의 김대장의 모습을 봤다"고 언급했다.

세계 최강 미국에 맞선 김정은 위원장을 일제에 맞섰던 김 주석과 동일시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충성과 일심단결을 꾀한 것으로 이해된다.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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