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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어"…유쾌한 벨 씨가 여자축구에 전하는 '긍정 메시지'

송고시간2019-12-1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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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해도 괜찮아" 자신감 강조…직접 소통하려 한국어도 '열공'

10일 중국과의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지시하는 벨 감독
10일 중국과의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지시하는 벨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부산=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너무 겸손하고 수줍어하는 선수들이 있어요.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노력해야죠."

부임 첫 공식 대회인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앞두고 여자 축구대표팀의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이 한국에 대한 인상을 밝히며 한 말이다.

한국 생활 초창기부터 '자신감'이나 '문제없어요' 같은 한국말을 달고 살 정도로 벨 감독이 한국 여자 선수들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본 부분이다.

이제 지휘봉을 잡은 지 두 달 정도에 한 경기를 치렀지만, 몸소 말과 행동으로 '긍정 메시지'를 보내는 벨 감독과 함께 대표팀은 자신감을 쌓아 올리는 모습이다.

주장이자 핵심 풀백인 김혜리(현대제철)는 "한국어로 '넌 할 수 있어' 라거나 '믿는다' 같은 말을 자주 해 주신다. 어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면서 "팀 전체적으로 좋은 에너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낯선 한국어를 적극적으로 배워 선수들과 소통하려는 벨 감독의 노력은 선수들에게도 큰 감화를 준다.

벨 감독의 '한국어 공부'는 팀 안팎에서 화제다. 배운 말을 공식 석상에서 거침없이 활용해 실력을 키우고 있다.

10일 중국과의 동아시안컵 첫 경기를 통해 데뷔전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끝맺으면서는 취재진에 "안녕히 계세요. 안녕히 주무세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대표팀 울산 훈련 당시 숙소 미팅룸 화이트보드에 벨 감독이 쓴 이름들
대표팀 울산 훈련 당시 숙소 미팅룸 화이트보드에 벨 감독이 쓴 이름들

[대한축구협회 제공]

어휘나 발음을 말로 배울 뿐만 아니라 틈이 나면 미팅룸의 화이트보드나 다이어리에 한글로 선수들의 이름 등을 쓰며 한글 쓰기도 익히고 있다.

대표팀 공격수 여민지(수원도시공사)는 "감독님이 '맛있게 먹어', '수고했어', '저는 행복해요' 이런 말을 자주 하신다"면서 "그런 모습에 분위기가 더 좋아진다. 감독님은 재미있고, 유쾌하다"고 귀띔했다.

벨 감독이 자주 하는 말 중 하나는 '행복해요'다. 데뷔전에서 중국과 0-0 무승부를 기록한 뒤 첫 마디도 그랬다.

여민지는 "한국 사람들은 '행복하다'는 말을 잘 하지 않는데, 감독님이 얘기하시는 걸 듣다 보니 저도 평소에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말로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그는 "감독님과 미팅을 많이 한다. 우리 얘기를 잘 들어주셔서 편하게 얘기한다"며 '소통' 분위기도 전했다.

중국과의 경기에서 볼 다투는 여민지
중국과의 경기에서 볼 다투는 여민지

[대한축구협회 제공]

벨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에 번지는 '긍정 에너지'는 그라운드에서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동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대표팀은 중국과 끈질기게 맞서며 0-0으로 비겨 중국과의 상대 전적 4연패를 멈췄다.

한국 여자 대표팀의 A매치 무실점은 3월 뉴질랜드와의 4개국 친선대회 경기(2-0 승리) 이후 9개월, 경기 수로는 9경기 만이다.

여민지는 "전방에서 수비할 때 어떻게 압박해야 하는지 약속된 부분이 있다. 선수들이 대처할 방법을 잘 알고, 선수들이 각자 동료의 움직임에 따라 어떻게 판단하고 움직여야 하는지 분명히 알고 한 것 같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김혜리도 "조직적으로 촘촘하게, 수비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을 확실하게 구분해 연습했다. 그런 게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감독님이 경기 중엔 '실수해도 괜찮으니 차분하게, 천천히 하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벨 체제' 첫 경기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대표팀은 15일 대만(오후 4시 15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 17일 일본(오후 7시 30분 구덕운동장)과 차례로 맞붙는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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