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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In] 관광지 해운대 여기저기 볼썽사나운 사유지 펜스 논란

송고시간2019-12-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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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티 앞 사유지 펜스
엘시티 앞 사유지 펜스

[차근호 기자]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관광객이 많이 찾는 부산 해운대구 곳곳에 시민에게 불편을 주는 사유지 펜스가 불쑥 솟아오르며 논란이 되고 있다.

12일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과 엘시티 사이 산책로 한복판에 지난달 말부터 흰색 펜스가 둘러쳐져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

산책로 내 402㎡ 크기 사유지를 따라 쳐진 펜스로, 산책로를 모두 막은 것은 아니지만 보행 공간이 갑자기 절반으로 줄었다.

펜스 바로 옆 엘시티 공원에서 지난달 18일부터 내달 20일까지 '2019 가든 라이트 쇼' 축제가 열리고 있어 관광객 불만도 큰 상황이다.

서울서 가족과 함께 해운대를 찾았던 김모(55) 씨는 "펜스가 쳐진 사연이 있겠지만 결코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다"라며 불평했다.

땅은 지역 건설사인 W 종합건설 소유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 건설사는 해당 부지와 엘시티 도시개발사업 내 부지를 모두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산시가 도시개발사업 부지를 매입하면서 사업장 내 땅만 매입하는 바람에 자투리땅이 W 종합건설 소유로 지금까지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유지 펜스 경고문
사유지 펜스 경고문

[차근호 기자]

이 건설사는 그동안 지자체가 땅 주인 동의도 받지 않고 무단으로 인도로 사용해온 만큼 이를 보호하기 위해 펜스를 쳤다고 주장한다.

엘시티 사용승인 직후 펜스가 들어선 탓에 일각에서는 엘시티 측에 용지 매각 등을 추진하기 위한 실력 행사로 해석하기도 한다.

해운대구는 관광객과 주민 불만이 커지자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참이다.

구는 문제해결 키워드로 해당 부지가 '도로 부지'에 속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공 목적으로 강제수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섣부른 수용은 예산 낭비라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여러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상태다.

이와 관련 부산시 도시 행정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애초 사업 계획을 세울 때 자투리땅 등을 고려하지 않아 문제의 불씨는 남겼다는 것이다.

해리단길 펜스
해리단길 펜스

[차근호 기자]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해리단길'도 최근 사유지 펜스를 놓고 말들이 많다.

해리단길 내 점포가 몰려있는 우일맨션과 인도 사이 좁은 공간 사유지 땅에 지난 10월부터 사람 키 높이의 펜스가 생기며 점포를 가려 관광객 접근을 어렵게 하고 있다.

땅 주인인 T 건설사가 최근 경매로 소유권을 확보한 뒤 펜스를 치며 경계 표시에 나선 것이다.

인근 상인들은 건설사를 영업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통행 방해 행위를 금지해 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도 내는 등 법적 분쟁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해리단길 펜스는 앞서 엘시티 앞 부지처럼 도로에도 속하지 않아 지자체가 현행법상 강제개입할 수단이 없는 탓에 해결이 더 어려운 상태다.

잇단 펜스 논란이 관광지 경쟁력을 좀먹는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구는 관광명소에 들어선 사유지 펜스 등 시설물에 대해서는 행정이 개입할 여지를 만드는 조례제정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조례 특성상 상위법의 한계를 넘거나 충돌할 수 없어 조례 제정이 가능한지 검토해야 할 점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단길 펜스
해리단길 펜스

[차근호 기자]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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