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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사상자유' 상징 사하로프 비난…"소련, 자본주의로 망했다"

송고시간2019-12-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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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붕괴 반면교사 삼아 젊은 세대 사상교육 강조

소련의 물리학자 고(故) 안드레이 사하로프 박사
소련의 물리학자 고(故) 안드레이 사하로프 박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이 유럽에서 '사상의 자유'를 상징하는 세계적인 핵물리학자이자 구소련 반체제운동가 안드레이 사하로프(1921∼1989)를 '추악한 배신자'로 비난하며 젊은 세대들에 대한 사상교육을 당부했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11일 '배신에로 이어진 사상적 변질' 제목의 기사에서 "사하로프는 누구보다 사회주의 제도의 혜택을 많이 받았지만 추악한 배신의 길을 걸은 인물"이라며 "사하로프의 배신은 제국주의자들과 치열한 계급투쟁을 벌이는 혁명하는 당에 있어서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이 사상교양 사업이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모스크바 출신인 사하로프 박사는 수소폭탄 개발에 결정적 기여를 해 '수소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지만, 훗날 핵실험에 반대하며 반체제 활동에 투신했다.

197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으며, 유럽의회는 1988년 그의 이름을 따 유럽 최고 권위의 인권상인 '사하로프 인권상'을 제정해 매년 인권을 위해 투쟁한 인사에게 시상하고 있다.

민주조선은 "직위나 명예가 높다고 하여 사상적 변질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며 특히 부인이었던 엘레나 보네르 여사와 친지들이 그를 변질로 이끌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하로프는 점차 황홀한 불빛이 번쩍거리는 자본주의 나라의 거리와 상품들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혔고 '길러준 개 발뒤축을 문다'는 격으로 '인권옹호'의 간판 밑에 반동단체까지 조직해 추악한 배신의 길을 걸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사하로프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순간이라도 사상교양 사업을 게을리하게 되면 사람들의 머릿속에 반동적인 사상이 둥지를 틀게 되며, 사하로프와 같은 자들이 수많이 생겨나 피 흘려 쟁취한 혁명의 전취물을 스스로 허물어뜨리는 비극적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민주조선은 특히 청년층이 자본주의 사상에 물들어선 안 된다며 "혁명의 시련을 겪어보지 못한 새 세대들에 대한 사상교양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것은 혁명의 장래운명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소련에서는 사상교양 사업을 공세적으로 벌이지 못한 결과 수많은 청년이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에 물젖어 사회주의를 무너뜨리는 데 앞장섰으며, 결국 세계대전의 불길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았던 사회주의가 평화 시기에 무너지는 역사의 비극이 초래되었다"고 지적했다.

북한 매체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권과 자유의 상징 인물을 비난하며 사상교육을 주문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장기적인 제재와 경제난에 지친 주민과 청년들의 사상 이완을 우려하는 데다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백두산행 이후 강화되고 있는 주민 사상교육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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