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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in제주] 남녘 제주에 폭설?…10년간 100억원 피해, 공항 마비사태도

송고시간2019-12-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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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마다 제설제 수천t 사용…올겨울 폭설 가능성과 행정당국 대비책은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지방으로 꼽히는 남녘 제주도에서 폭설을 걱정한다고 하면 대부분 의문부터 가질 것이다.

제주는 겨울철 국내 다른 지역보다는 덜 춥지만, 한라산에는 많게는 1m가 넘는 많은 눈이 쌓여 산행과 산간도로 차량 운행이 통제되기도 하며 종종 해안 지역까지 눈으로 뒤덮여 섬 전체가 꽁꽁 얼어붙기도 한다.

2018년 1월 눈으로 뒤덮인 제주 한라산 1100도로
2018년 1월 눈으로 뒤덮인 제주 한라산 1100도로

[연합뉴스 자료사진]

◇ 대설 피해 10년간 100억원…겨울마다 제설제 수천t 사용

제주지역 대설 피해 규모는 최근 10년(2009∼2018)간 100억원을 웃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유독 눈이 많이 내리고 강추위가 계속됐던 2018년 1∼3월에 대설 피해에 농업재해를 더해 약 150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2월 폭설에 무너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비닐하우스
2018년 2월 폭설에 무너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비닐하우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설제도 겨울철마다 차이는 있지만 많게는 수천t을 사용한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설제 사용량은 2015년 12월∼2016년 3월 2천393t(소금 1천989t, 염화칼슘 404t), 2016년 12월∼2017년 3월 1천718t(소금 1천401t, 염화칼슘 317t), 2017년 12월∼2018년 3월 4천422t(소금 3천488t, 염화칼슘 934t), 2018년 12월∼2019년 3월 1천229t(소금 940t, 염화칼슘 289t) 등이다.

겨우내 지겹게 눈이 내렸던 2017년 12월∼2018년 3월에는 준비해둔 제설제가 동이 나 추가 주문을 하기도 했다.

제설작업일은 2015년 12월∼2016년 3월 기간 49일, 2016년 12월∼2017년 3월 기간 26일, 2017년 12월∼2018년 3월 기간 50일, 2018년 12월∼2019년 3월 기간 27일 등이다.

2018년 2월 8일 제주공항 제설작업
2018년 2월 8일 제주공항 제설작업

[연합뉴스 자료사진]

◇ 폭설 때마다 마비되는 제주공항…대응 매뉴얼 만들어

4년 전인 2016년 1월, 7년 만의 한파주의보에 대설·강풍·풍랑특보까지 내려지면서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모두 꽁꽁 얼어붙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1월 23∼25일 제주공항에서는 활주로 운영 전면 중단으로 항공기가 뜨고 내리지 못하게 돼 항공편을 예약한 수만 명의 발이 묶였다.

폭설로 도로가 온통 얼어붙어 공항을 빠져나가기 어려워진 데다가 하루빨리 다른 항공권을 구해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대합실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이 종이상자나 매트를 깔고 노숙을 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2016년 1월 25일 폭설 후 항공기 운항 재개돼 붐비는 제주공항
2016년 1월 25일 폭설 후 항공기 운항 재개돼 붐비는 제주공항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공항은 전면 통제 42시간여 만인 25일 정오 항공기 운항을 재개했고 27일이 돼서야 정상을 되찾았다.

수많은 체류객을 수송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심야 운행 제한을 해제해 25일 밤부터 26일 오전까지 밤샘 운항이 이뤄지기도 했다.

당시 체류객이 9만명 가량 발생하고, 최대 1만명이 넘는 인원이 공항에 머물러야하는 사태가 빚어졌음에도 대비책이나 유관기관 간 협조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런 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제주도, 제주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2016년 3월 17일 공항 체류객 불편 해소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매뉴얼은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상황을 구분해 경보를 발령하고, 단계별 대책을 추진하도록 했다.

단계에 따라 기관별로 각자 임시 항공편 운항 조치, 교통 지원, 공항 내 음식점·편의점 영업시간 연장, 의료·숙박 안내, 지원물자(모포·매트 등) 제공 등의 역할을 하기로 했다.

2016년 1월 25일 폭설대란 당시 제주공항 대합실 풍경
2016년 1월 25일 폭설대란 당시 제주공항 대합실 풍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매뉴얼이 마련된 뒤 기상악화로 공항에 야간까지 많은 체류객이 남는 일이 종종 있었지만, 2016년 1월과 같은 대합실 내 혼잡 사태는 재발하지 않고 있다.

2018년의 사례를 보면 1월 11일 폭설과 강풍으로 제주공항 활주로가 하루 세 차례 폐쇄된 것을 비롯해 같은 해 2월 4일에 약 1시간, 2월 6일에 약 3시간, 2월 8일에 2시간 30분가량 활주로 운영이 중단됐다.

그러나 유관기관의 체류객 지원대책과 저비용항공사들의 체류객 항공편 안내 개선 등으로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다만 제주공항의 활주로 제설 능력 부족 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2018년 2월 제1산록도로 제설 작업
2018년 2월 제1산록도로 제설 작업

[연합뉴스 자료사진]

◇ 올겨울에도 폭설?…도, 도로제설·대중교통 대책 마련

그렇다면 올겨울에도 제주에 폭설이 내릴까?

한라산에는 앞서 지난달 19일 올겨울 첫눈이 내렸다.

제주 해안 지역에는 아직 첫눈이 내리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평년(12월 8일)보다 하루 이른 12월 7일에 첫눈이 내렸다.

기상청은 올겨울 제주는 평년보다 조금 덜 춥고, 때로 폭설이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이 발표한 제주도 겨울철 기상 전망에 따르면 겨울철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때때로 북쪽 찬 공기가 내려오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서풍의 영향으로 제주에 많은 눈이 내릴 때가 있겠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2018년 2월 8일 제주 출근길 폭설
2018년 2월 8일 제주 출근길 폭설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겨울 폭설에 대비해 도는 제설장비를 일제 정비하고 소금 2천126t, 염화칼슘 641t, 모래 499㎥ 등을 준비해둔 상태다.

특히 공항 주변 도로 결빙을 예방하기 위해 공항로와 서광로 일부 구간에 설치된 맞춤형 제설 장비인 염수자동살포시설 시운전과 정비를 마쳤다.

경사로가 많은 아라동과 이도2동 등 읍·면·동 8곳에는 염수 저장탱크 등을 설치해 이면도로 제설작업 등에 활용하도록 했다.

동절기 대중교통 비상대응체계도 가동된다.

폭설 등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도로 통제 상황과 노선별 버스 운행 변동사항을 실시간으로 버스정보시스템(BIT)을 통해 대중교통 이용객에게 안내한다.

공항 체류객이 발생할 경우 전세버스 등 특별수송차량을 투입한다.

폭설 땐 출근은 대중교통으로
폭설 땐 출근은 대중교통으로

2018년 1월 폭설 당시 제주시의 한 버스정류장 풍경[연합뉴스 자료사진]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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