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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비하' 벨기에 축제, 유네스코 무형유산 자격박탈

송고시간2019-12-1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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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거리에 등장한 '유대인 비하 논란' 인형
벨기에 거리에 등장한 '유대인 비하 논란' 인형

[유럽유대인의회(EJC) 트위터 캡처]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유대인을 희화화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던 벨기에의 도시축제가 유네스코(UNESCO) 무형유산 자격을 박탈당했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정부 간 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개최한 총회에서 반(反)유대인적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알스트 축제를 유산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유네스코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인간 존엄성, 평등, 상호 존중의 원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며 "모든 형태의 인종 차별과 반유대주의, 외국인 혐오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2010년 유네스코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알스트 축제는 길거리에서 진행하는 인형 퍼레이드로 유명한데, 지난 3월 유대인을 비하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인형을 세우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당시 알스트 축제에 등장한 유대인 인형은 결혼한 정통파 유대인 남성이 주로 착용하는 털모자를 쓴 채 유대인을 비하할 때 자주 언급되는 '매부리코'를 하고 있었다.

또한 유대인들은 탐욕스럽고 인색하다는 고정관념을 담은 의미로 비칠 수 있는 '돈주머니'도 발치에 가득 쌓여 있었다.

논란이 일자 유네스코 측은 해당 사건을 "주시하고 있으며 타협하지 않겠다"고 밝혀, 알스트 축제가 유네스코 무형유산 명단에서 빠지는 것은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이었다.

크리스토프 대즈 알스트 시장은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가 이러한 결정을 내릴 것을 예상하고, 지난 8일 선제적으로 무형유산 지위를 포기했다.

대즈 시장은 "알스트 시민들이 터무니 없는 비난을 받고 있는데 우리는 반유대주의자들도 아니고 인종차별주의자도 아니다"라고 반발하며 "알스트는 언제나 풍자의 도시로 남겠다"고 말했다.

요한 베니즈리 세계유대인회의(WJC) 부회장은 유네스코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면서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반유대인적 편견은 우리 아이들과 유대인을 모르는 세계인들에게 명백히 해롭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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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2월 벨기에 알스트에서 열린 인형 퍼레이드. [AFP=연합뉴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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