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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선 '귀한 몸' 된 타조…고기에 뼈까지 활용

송고시간2019-12-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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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조뼈 이쑤시개·담배 파이프 인기…건강에 좋다"

평양 교외의 타조목장
평양 교외의 타조목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우리에게 소가 먹거리부터 노동력까지 내어주는 고마운 동물이라면 북한에는 '타조'가 있다.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15일 "지금 평양타조목장에서는 타조의 부산물을 이용해 여러 가지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예전 같으면 쓰레기 처리했던 타조뼈로 이쑤시개와 '담배 물주리'(파이프), 반지 등을 만들었더니 주민들 사이에서 큰 인기라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강한 항균 작용을 하는 타조뼈로 만든 이쑤시개는 입안의 균을 죽이는 역할을 하며 이의 법랑질이 전혀 벗겨지지 않게 한다고 홍보했다. 치아가 아플 때 타조뼈 이쑤시개를 물고 있으면 아픔이 사라진다는 주장도 폈다.

그런가 하면 타조뼈로 만든 담배 파이프는 상아 파이프와 비해 볼때 타르를 차단하거나 니코틴을 제거하는 기능이 훨씬 더 높다고 선전했다.

심지어 이 파이프를 물고 있으면 기침을 멈추거나 가래를 삭이고 신경통을 치료한다고도 했다

아프리카 지역에 주로 분포하는 타조가 어쩌다 북한에까지 넘어가 '귀한 몸'이 됐을까. 그 연원은 북한이 극심한 식량난에 허덕이던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집권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타조 고기가 단백질 공급원이 되고 가죽으로는 생활용품을 만들 수 있다며 사육을 지시했고, 1998년 평양 교외에 첫 타조목장이 들어선 이후 각지로 확산하면서 타조는 낯설지 않은 가금류가 됐다.

지난 8월에는 평양타조목장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준공식을 열어 산뜻하게 단장된 목장을 대외에 공개했다.

타조농장 시찰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타조농장 시찰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교외의 타조농장을 시찰하던 모습. 조선중앙통신은 2009년 10월 2일 이 사진을 보도하면서 정확한 촬영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 매체들은 타조의 생산 주기가 14개월로 1년만에 100㎏으로 자라 소고기 생산보다 훨씬 경제적인 데다 한 해 평균 1.6㎏의 알을 40∼80개 낳아 생산성이 좋다고 소개한다.

그러나 타조 고기가 실제로 식량난 타개에 일조했는지는 미지수다.

AP 통신은 평양 종합지국 개설을 계기로 2011년 7월 보도한 르포 기사에서 타조고기가 평양의 고급 식당에서 별미로 제공될 뿐 수백만 주민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유명 식당인 약산식당과 모란봉 기슭의 칠성각은 타조불고기, 타조육개장, 타조알공기찜, 타조목살찜, 타조간회, 타조위회, 타조발통찜도 만들어 파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조목장은 관광용으로도 톡톡히 제 몫을 하는 듯하다.

북한 고려항공여행사가 제공하는 평양 관광 상품에 타조목장은 빠지지 않는 코스다. 릉라인민유원지 등의 전경을 새긴 타조알공예품은 외국인들에게 기념품으로 인기라고 한다.

남북관계가 좋을 땐 평양을 방문한 남측 대표단이나 방문객들도 들르곤 했다.

북한의 타조알 상품
북한의 타조알 상품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 평양타조목장
북한 평양타조목장

북한 평양타조목장이 준공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월 1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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