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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항구 폐쇄한다고 난민 물결 해결안돼"…포용 강조

송고시간2019-12-20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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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서 체류하다 바티칸으로 넘어온 33명의 난민을 접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AFP=연합뉴스]

그리스에서 체류하다 바티칸으로 넘어온 33명의 난민을 접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AFP=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주민·난민 이슈와 관련해 국제사회에 포용적인 해결책을 마련해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ANSA·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19일(현지시간) 바티칸이 수용한 그리스 체류 난민 33명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밀 문제가 심각한 그리스 레스보스섬의 난민캠프에 특사를 보내 이들을 바티칸으로 데리고 왔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항구를 폐쇄하고 난민선 진입을 막는다고 이주민·난민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면서 "우리는 그들을 지원하고 목숨을 살려야 한다. 우리는 모두 이웃의 삶에 책임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이해관계는 옆으로 제쳐두고 인간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 주님은 그들 개개인의 삶과 존엄을 모두 귀하게 여기신다"라고 부연했다.

지난 9월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이주민 조각상 제막식에 참석한 프란치스코 교황. [EPA=연합뉴스]

지난 9월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이주민 조각상 제막식에 참석한 프란치스코 교황. [EPA=연합뉴스]

'지중해 보트피플'의 시발점이자 인권 침해의 현장인 리비아 내 난민 구금시설을 폐쇄해야 한다는 언급도 했다.

교황은 "고문과 흉악한 노예화가 만연한 리비아 구금시설에서 서서히 죽어가느니 차라리 사나운 바다를 택한 수많은 형제·자매들의 울음소리를 어떻게 무시할 수 있나"라며 "해당 시설을 폐쇄하고자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엔에 따르면 현재 리비아에는 19개 구금시설이 운영되고 있으며 여기에 5천명 이상의 이주민·난민이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 가운데 일부는 현지 무장단체에 의해 장악돼 고문과 살인, 인신매매 등 각종 불법 행위가 저질러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비아와 튀니지 등 북부 아프리카에서 넘어오는 이주민·난민 이슈는 유럽의 오랜 난제 가운데 하나로 인식된다.

셀 수 없이 많은 이주민·난민이 더 나은 삶을 찾아 육로 또는 해상으로 유럽으로 넘어오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다.

특히 지중해를 통해 이탈리아, 그리스, 몰타 등으로 오는 해상 루트는 10명 중 1명이 목숨을 잃을 정도로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이주기구(IOM)는 2016년 이래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이주민 또는 난민 수가 최소 1만9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도 총 1천100여명이 숨진 것으로 IOM은 파악하고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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