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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텃밭서 민주당 뿌리내린 임동호…정치 역정은 '파란만장'

송고시간2019-12-2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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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지 울산서 20년 당 지키며 6번 출마해 모두 실패, 작년 지방선거 경선 배제

시당·지역위원장도 떨어져…최근 자서전 일부 내용 이유로 시당서 제명

임동호 전 최고위원
임동호 전 최고위원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지난 19일 오후 울산지검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철호 울산시장과 당내 경선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고위직 자리를 제안받았다는 의혹의 중심에 선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0년 가까이 '민주당은 나의 삶'이라며 민주당 지킴이역을 자부했지만, 그의 정치 역정은 파란만장했다.

그는 보수 텃밭 울산에서 민주당의 뿌리를 내린 정치인으로 6번 선거에 출마했으나 모두 고배를 마셨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영문도 모른 채 시장 경선에서 배제된 것은 물론 시당과 지역위원장도 자리도 얻지 못했다.

최근에는 자서전의 일부 내용이 논란이 돼 민주당 울산시당에서 제명되기까지 하자 주변에서 '궁지로 너무 몬다'는 얘기도 나온다.

기업가였던 임 전 최고위원은 2002년 새천년민주당 시절 울산 남구청장 선거에 처음 출마하며 정치에 몸을 담았다.

이후 18년 동안 험지 울산에서 민주당을 굳건히 지켰고, 자치단체장 선거 5번과 국회의원 선거 1번을 치렀다.

그는 2005년 열린우리당 후보로 남구청장 선거, 2008년 통합민주당 후보로 제18대 국회의원 울산 중구 선거에 출마했다.

2010년 다시 민주당 후보로 울산 중구청장에, 2011년 4·27 재보선에서 울산 중구청장에 연이어 출마했고,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울산 중구청장 선거에 세 번째 도전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 2008년 18대 총선과 2010년 지방선거 민주당 울산 후보는 임 전 최고위원 한 명뿐이었다.

그는 2005년 열린우리당 시당위원장, 2008년 민주당 시당위원장 겸 중구위원장, 2012년 민주통합당 사무부총장,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중앙위원,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중구위원장, 2015년 민주당 중구위원장, 2016년 민주당 시당위원장, 2017년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는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특별위원을 맡고 있다.

검찰조사 받은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
검찰조사 받은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울산시장 후보 포기 대가로 청와대에서 자리를 제안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왼쪽)이 지난 2017년 8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취임 100일을 맞은 우원식 원내대표와 당직자들을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그의 경력이 울산 민주당의 살아있는 역사임을 증명하지만, 선거마다 연거푸 낙선하는 등 정치적인 운은 따라주지 않았다.

그는 2017년 문재인과 민주당 정부가 출범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았지만, 송철호 현 울산시장과의 악연 때문에 또다시 정치적 가시밭길에 들어선 모양새가 됐다.

송 시장은 변호사 시절 2016년 4·13 제20대 울산 남구을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박맹우 현 자유한국당 의원, 임 전 최고위원 동생으로 민주당 후보인 임동욱 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상임감사와 3파전을 벌였다.

이 선거에서 송 시장은 40.64%를 얻어 42.97%를 받은 박 의원에게 근소한 차이로 석패했다.

16.37%를 받은 임 상임감사만 나오지 않았더라면 이긴 선거를 아깝게 진 셈이었다.

임 전 최고위원은 검찰이 청와대의 당내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인 지난해 6·13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도 송 시장과 충돌했다.

그는 선거 4개월 앞둔 2월 13일 민주당 시당위원장으로 울산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2개월 뒤 민주당이 송 시장을 단수 후보 공천하자 크게 반발했다.

기자회견을 열고 송 시장을 공격하며 당에 재심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그는 당시 "송 후보는 민주당을 5번 탈당하는 등 후보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송 후보 탈당 후 해당 행위에 대한 중앙당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당의 정체성이 의심되는 자를 단수로 선정해서는 안 된다"고 맹공을 퍼붓기도 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결국에는 자신보다 당내 정치적 입지가 약해 경선에서는 오히려 불리할 수 있었던 송 시장의 위상에 밀려 결국 공천에서 배제됐다.

이런 과정을 보면 최근 언론과 검찰 수사 등을 통해 불거지는 임 전 최고위원의 경선 배제 시나리오에 무게감이 실린다.

지난 2018년 2월 13일 임동호 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이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018년 2월 13일 임동호 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이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임 전 최고위원은 지방선거 이후에도 정치적으로 계속 코너에 몰렸다.

시당위원장과 중구 지역위원장 자리로 되돌아가려 했지만 모두 배제됐다.

20년 가까이 지켜온 두 자리 모두 송 시장 선거 캠프 출신 등 정치 신인에게 빼앗겼다.

그는 당시 시당위원장 출마 포기 회견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지역위원장에서 배제되고 어렵고 힘들 때 당을 지켜온 것이 '너무 오래 했다'는 공격의 이유가 되고 있다"고 힘겨워했다.

또 최근에는 7월 발간한 자서전 '민주당, 임동호입니다'에서 당과 일부 당원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담았다는 점을 문제 삼아 민주당 울산시당 윤리심판원이 그를 제명 결정했다.

윤리심판원장은 2014년 7·30 울산 남을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송 시장의 선거총괄본부장을 맡은 류석호 씨다.

임 전 최고위원은 이에 반발했고, 현재 중앙당 재심을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당이 제명하면 '나는 정치를 하는 데 유불리를 따지지 않았고 운명처럼 민주당을 지켜왔다'고 20년간 입버릇처럼 말했던 그는 민주당에서 '강퇴'된다.

그는 지난해 지방선거 경선이 불발되는 과정이 '임동호 제거를 위한 음모'라는 의혹으로 불거지자, 뼛속까지 민주당인으로 살아온 자신이 정치적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내년 민주당 중구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며 7번째 선거 도전을 준비 중이지만, 지금의 여러 상황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임동호 전 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 총선 출마
임동호 전 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 총선 출마

지난 2019년 11월 4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임동호 전 울산시당위원장(가운데)이 내년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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