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기도 무용지물?' 물체가 흡수하는 빛 이용해 탐지한다

박주영 기자 기자 페이지

(세종=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물체가 반사하는 빛이 아닌 흡수하는 빛을 이용해 스텔스기를 탐지할 수 있다는 이론적 원리가 제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프랑수아 암블라흐 연구위원 연구팀은 물체의 온도 증가를 이용한 탐지 기술을 이론적으로 제안했다고 23일 밝혔다.

레이더는 목표물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빛과 소리, 전자기파로 목표물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전파를 쏜 뒤 반사돼 돌아오면 이를 이용해 목표물과의 거리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박쥐가 장애물에 초음파를 발사해 되돌아오는 초음파로 위치를 파악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반면 스텔스기는 특수 물질을 외관에 칠해 레이더 전파를 흡수하기 때문에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다.

연구팀은 스텔스기가 흡수한 에너지가 열로 변환되면서 온도가 올라간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다만 레이더가 전달하는 에너지가 아무리 커도 스텔스기의 온도는 매우 미미하게 증가한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물체에서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나는 온도 상승 현상을 포착해 복사 광선을 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체에서 반사되는 빛은 물체에 쏜 빔의 강도에 비례해 증가하는 '선형성'을 보이지만, 복사는 빛의 일부가 흡수되면서 빛이 온도에 따라 급증하는 '초 선형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초 선형성을 이용해 좁은 영역에 빔을 비춰 열을 감지하는 기술을 제안했다.

제1저자인 기욤 카시아니 연구위원은 "군수용 레이더의 장거리 탐지 기술, 자율주행차 레이더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난 17일 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jyoun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9/12/23 12: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