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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피쉬' 극작가 존 어거스트 "아버지와 관계에 착안해 작품써"

송고시간2019-12-2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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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준비하고, 출장 다니며 활달해지고 허풍 많아져"

'빅 피쉬' 존 어거스트 극작가
'빅 피쉬' 존 어거스트 극작가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20년 전 '빅 피쉬'를 읽었을 때 제가 아버지를 사랑했지만 잘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이후 소설 속 아들 윌의 관점에서 영화와 뮤지컬을 만들고 싶었죠. 노래 가사 중에 '서로를 참 잘 아는 낯선 사람들'이란 부분이 있는데 저와 아버지의 이런 관계에 착안해 각본을 쓰게 됐습니다."

뮤지컬 '빅 피쉬' 극작가 존 어거스트(49)는 2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CJ라운지에서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을 쓴 계기를 이같이 밝혔다.

존 어거스트는 영화 '빅 피쉬'(2003),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프랑켄 위니'(2012), '알라딘'(2019) 등의 각본에 참여한 미국 영화 각본가이자 감독이다. 특히 거장 팀 버튼 감독의 작품에 많이 참여했다. 뮤지컬은 '빅 피쉬'가 첫 작품이다.

그는 팀 버튼 감독과 협업에 대해 "독자적이고 독특한 비주얼 감각을 가진 팀 버튼 감독에게 먼저 다가갔고 그가 승낙해 시작하게 됐다"며 "처음 영화에선 감독과 각본가로 서로 구분해 작업했는데 이후 파트너십을 통해 친해져 다른 영화도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와 뮤지컬의 차이에 대한 질문에 "영화는 비주얼적으로 세련되고 복잡하게 표현할 수 있지만, 캐릭터의 내면을 세세하게 표현할 수 없는 것이 한계다. 뮤지컬은 노래로 캐릭터의 내면을 더 자세하게 보여줄 수 있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또 "영화는 다양한 배경과 장소를 순간 편집으로 오갈 수 있고, 공연은 공간적 제약이 있지만, 무대 위에 책상 하나로 사무실을 표현하고 나머지는 상상력으로 채울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빅 피쉬'는 고유한 문화 특징을 갖고 있고 늑대인간, 마녀 등 풍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 미국 남부 앨라배마를 배경으로 한다.

존 어거스트는 "미국인은 이런 부분을 이해하지만, 한국 관객이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자 관계는 어디나 비슷할 것 같다. 20년 전 작품을 쓸 때와 지금의 달라진 부자 관계와 아버지의 덕목을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의 덕목 변화에 대해 "과거 아버지는 강한 모습을 보여주려 하고 결과로 말하는 사람이었다면 오늘날 아버지는 자식에게 과정을 세세하게 보여주고 성공과 실패를 숨기지 않는다"며 "제 14살 딸에게 아버지의 약점도 보여주는 것이 옳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빅 피쉬'는 자신의 삶에도 영향을 줬다며 "내성적이고 냉정한 스타일인데 3년 동안 대본 쓰고 시연을 직접 하면서 달라졌고, 딸이 생기고 작가로서 여기저기 출장을 많이 다니다 보니 에드워드와 비슷해지고 배우자와 관계에서도 활달해지고 허풍이 많아졌다"고 했다.

좋은 이야기는 무엇인가란 질문에는 "관객에게 기대감을 주고 결과를 예상하게 하면서도 허를 찔러 예상하지 못하는 감정을 가져가게 하는 것이 좋은 이야기인 것 같다"고 밝혔다.

존 어거스트는 작품을 쓸 때 상상력의 원천이 두 가지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빅 피쉬'는 현실과 상상의 세계가 있고, '찰리와 초콜릿 공장'도 현실 세계와 초콜릿 공장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상상력의 원천"이라고 했다.

이어 "10살 때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읽고 감명받아 작가에게 손편지를 썼는데 답장을 받았고, 20년 후 영화 스크립트를 쓰게 돼 정말 영광스러웠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어릴 적 꿈을 이루게 했다"고 밝혔다.

존 어거스트는 "젊은 관객은 기대감과 희망을 품고 오고, 젊은 부부는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생각하며 보면 좋겠다. 또 나이 든 분에게는 추억의 작품이 됐으면 한다. 특히 여성 관객은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소원한 부자를 이어주는 산드라에 초점을 두고 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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