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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세상] 넷플릭스·웨이브 같이 보자더니 돈받고 잠적…OTT 사기 주의보

송고시간2019-12-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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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서 기자
이상서기자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전송화 인턴기자 = 넷플릭스나 웨이브 등 인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아이디를 함께 쓰자며 유인한 뒤 돈만 챙겨 잠적하는 사기가 잇따르고 있어 이용자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5일 170만 회원을 보유한 유명 인터넷 카페에는 OTT 서비스 웨이브(WAVVE) 이용권을 공동 구매했는데 비밀번호가 바뀌었다며 하소연하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인 아이디 '1995****'은 "10월 말 카페에서 웨이브 프리미엄 이용권을 같이 쓰자는 글을 보고 4개월 치 요금인 1만3천900원을 입금했는데 최근에 비밀번호가 바뀌었다는 알림을 받았다"라며 "카페에서 같은 일을 당한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집단 신고를 위해 피해 인원을 모집 중"이라고 말했다.

사기를 당했다고 밝힌 이는 26일 현재 200명이 넘었고 피해액도 3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OTT 서비스 공유 아이디 모집 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OTT 서비스 공유 아이디 모집 글

[독자 제공]

또 다른 피해자인 권미정(23)씨는 2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반년치 이용 요금인 2만원을 보내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넘겨받았는데 20일이 지나자 로그인이 되지 않았다. 당사자와도 연락이 끊겼다"라고 말했다.

이민경(26)씨는 넷플릭스 아이디를 함께 쓰자는 글을 보고 6개월 이용 요금을 송금했지만 두 달도 되지 않아 비밀번호가 바뀌었다. 그는 "피해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가입한 이가 200명이 넘었다"며 "그제야 계획적인 사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해당 사건은 최근 경찰청 사이버 수사과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건 피의자는 부산 남부 경찰서에 입건됐다"며 "집중 수사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주요 OTT 업체는 공용 아이디를 둘러싼 사기 사건이 잇따르자 고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웨이브는 지난 18일 자사 홈페이지에 아이디를 함께 쓰자고 사용자를 모은 뒤 이용료만 챙기고 잠적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이트를 통한 정상적인 경로로 이용권을 구매하기를 권장한다고 공지했다.

넷플릭스 측은 "이용 약관에 가족을 제외한 아이디 공유는 금지하고 있다고 명시해놨다"며 "이런 일로 금전적인 피해가 생겨도 보상책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CG)
(CG)

[연합뉴스TV 제공]

전문가들은 OTT 이용자가 급증하는 만큼 관련한 피해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므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 시장 규모는 2016년 3천69억원에서 매년 1천억원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의 'OTT 콘텐츠 시장의 거래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서비스 중인 OTT 업체 11곳의 거래 약관을 분석한 결과 3개 사업자만 서비스 장애나 콘텐츠 문제 등으로 인해 피해가 생겼을 때 구체적인 보상 기준을 명시했다. 특히 해외 OTT 사업자들의 경우 이에 대한 조항과 기준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OTT포럼 회장인 문철수 한신대 미디어영상광고홍보학부 교수는 "앞으로도 OTT의 구독 시스템과 관련한 문제가 꾸준히 나타날 것"이라며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는 OTT 서비스에 잡음이 잇따른다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보호 제도와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방송 사업자인지 통신 사업자인지 불분명한 OTT 서비스의 위치를 꼬집는 목소리도 있다.

허민영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책임연구원은 "OTT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사안에 따라 기댈 수 있는 기관이 달라진다"며 "정부가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한 뒤 이를 바탕으로 한 약관 제정을 권고한다면 소비자의 피해가 생길 때 구제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본다"고 제안했다.

shlamazel@yna.co.kr

send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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