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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서 사고로 숨진 딸 시신도 못 찾아" 부모 피눈물(종합)

송고시간2019-12-2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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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란기자

외교부 "유가족과 긴밀 협의 중…영사조력 계속"

이지현 씨가 석재 조형물에 맞아 숨진 스페인 마드리드 관광청 건물
이지현 씨가 석재 조형물에 맞아 숨진 스페인 마드리드 관광청 건물

[이지현 씨 부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서울=연합뉴스) 김선호 정아란 기자 = 스페인에서 한국인 유학생이 건물 외벽 석재 파편에 맞아 숨진 가운데 유족이 스페인 정부의 무성의한 대응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 21일 태풍 '엘사'가 몰아친 스페인 마드리드 시내에서 이지현(32) 씨는 마드리드 관광청 건물 6층에서 떨어진 석재 조형물에 머리를 맞고 숨졌다.

갑작스러운 비보를 받고 곧장 스페인으로 간 이 씨의 부모는 마드리드 주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치를 떨어야 했다.

부모는 5시간을 기다려서야 판사 영장을 받아 겨우 싸늘하게 식은 딸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에도 딸의 시신이 안치된 주 정부 산하 법의학연구소 측으로부터 "현지 장례업자를 정해 빨리 돌아가라"는 말만 들었을 뿐 다시 딸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스페인 관공서 외벽 구조물이 추락했는데도 주 정부는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부모는 주장했다.

부모는 경찰이 외벽 구조물 등 증거를 버리고 현장 사진만 남겨 구체적인 사고 경위조차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지현 씨가 숨진 스페인 마드리드 관광청 건물 앞에 추모 꽃이 놓여 있다.
이지현 씨가 숨진 스페인 마드리드 관광청 건물 앞에 추모 꽃이 놓여 있다.

[이지현 씨 부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더군다나 현지 경찰은 사고 현장 사진도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확인하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 부모는 최근 SNS를 통해 스페인 정부의 대처에 분통을 터트리고 딸을 한국으로 데려오지 못하는 기막힌 상황을 토로했다.

유가족의 호소문을 본 네티즌들은 외교부에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한편 마드리드 주 정부 홈페이지에도 비난의 글을 올리고 있다.

외교부는 주한스페인대사관에서 사건을 인지한 즉시 담당 영사와 직원 등을 병원 및 사건현장에 보내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국내 유가족에 연락하는 등 영사 조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지에서) 유가족과 긴밀히 협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최대한 영사조력을 해왔으며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의류업체를 다니던 이 씨는 올해 3월부터 스페인에서 공부하며 의류 브랜드 '자라' 입사를 준비해왔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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