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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저작권을 나눠 갖는다면…"K팝 생태계 만드는 플랫폼"

송고시간2019-12-3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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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저작권료 공유 플랫폼' 뮤지코인 정현경 대표

뮤지코인 정현경 대표
뮤지코인 정현경 대표

[뮤지코인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단순투자를 넘어서 음악 후원자까지, 투자가와 팬덤을 같이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이죠."

세계 최초의 '음악 저작권료 공유 플랫폼'을 자부하는 뮤지코인 정현경(46) 대표는 최근 마포구 상수동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지난 2017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뮤지코인은 곡 저작권을 쪼개 공유한다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기업이다. 곡의 저작권 일부를 갖는다는 개념이 생소하지만, 문화와 금융을 결합한 발상에서 시작돼 정보기술(IT)을 통해 현실화했다.

정 대표는 "문화라는 키워드에 금융상품을 결합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고 창업 계기를 소개하고 "우리는 금융 플랫폼이 아니라 K팝 생태계를 만드는 플랫폼, '문화금융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K팝 생태계'를 강조한 것은 뮤지코인 플랫폼의 독특한 시스템과 관련이 있다.

뮤지코인은 곡 저작권 '잔존가치'를 계산해 작곡가 등 창작자에게서 저작권의 일부 또는 전부를 양도받은 뒤 이를 주식과 비슷한 '1주' 단위로 분할해 경매에 부친다.

회원들은 경매로 저작권 일부를 낙찰받으면 정기적으로 저작권료 수익을 받게 된다. 경매로 인한 가격 상승 폭의 50%은 창작자에게 다시 지급한다. 이렇게 300곡 이상의 경매를 최근까지 진행했다.

이를 통해 창작자들은 저작권을 일반에 공유해 창작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팬덤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 노래의 일부를 갖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금융상품인데 왜 팬덤을 타깃으로 삼느냐고들 하던데, '팬덤 4.0시대'의 문화상품, 팬들의 눈높이는 달라요. 후원자 역할도 해주고 싶어하죠. 이렇게 특별한 '굿즈'를 갖도록 (저작권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창작자들에게 팬들이 인사도 하더라고요."

실제로 올해 뮤지코인이 경매에 내놓은 인기 아이돌 그룹 곡 저작권은 가격이 급상승하는 현상을 보였다. 트와이스의 '우아하게'(OOH-AHH하게)는 시작가 7천 원에서 최고가 21만 원으로 뛰었고, 워너원 '뷰티풀'은 시작가 2만5천 원에서 최고가가 60만 원까지 올라갔다.

정 대표는 "플랫폼이 너무 재미있다면서 학생들이 회사 '팬클럽'을 만들겠다고 찾아왔을 때 정말 고무됐다"며 "문화로서 가능성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K팝과 금융을 결합한 플랫폼을 구상하게 된 건 정 대표의 개인적 경험과도 관련이 있다. 사업가지만 가수 바비킴 '가슴앓이', 양파 '기억할게요' 등 작사에 참여한 그는 자신에게 들어오는 저작권료 패턴을 보고 사업 실마리를 얻게 됐다.

그는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소유하면 그 노래를 더 듣고, 노래방에서도 부르게 되더라"며 "노래 가치가 더 상승하는 결과가 있다"고 웃었다.

뮤지코인은 창작자를 후원하기 위한 캠페인도 한다. 최근 경매 수익금 일부를 가수 겸 프로듀서 윤상과 함께하는 신인 뮤지션 발굴 프로젝트에 후원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K팝 생태계를 위해서는 언더 뮤지션들의 창작환경도 개선해야 한다"며 "이들의 창작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상품도 내년부터 구성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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