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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종 고정관념 깨부순 아콰피나, 골든글로브로 새 역사

송고시간2020-01-0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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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 수상한 아콰피나
골든글로브 수상한 아콰피나

[UPI=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너무나 신나는 일입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아시아계 배우 수상의) 단순한 시작이기를 바랍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제77회 골든글로브에서 아시아계 최초로 영화 부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한국계 배우 겸 래퍼 아콰피나(32)가 자신의 수상에 대해 한 말이다.

아콰피나는 이날 영화 '더 페어웰'로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지난해 한국계 여배우 샌드라 오가 TV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아 2년 연속 한국계 배우 수상이라는 역사도 함께 썼다.

본명이 노라 럼인 아콰피나는 한국계 어머니와 중국계 미국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그가 4살 때 세상을 떠났고 할머니가 그를 키웠다. 13세부터 랩을 시작했고 2012년 노래 '마이 배지'(My Vag, 여성 질의 속어)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예명 아콰피나(Awkwafina)는 생수 브랜드 '아쿠아피나'에서 따 온 것이다. 예명 후보에는 '김치찌개'도 있었다고 한다.

연기 활동은 2014년 TV로 시작했다. 영화에서는 '나쁜 이웃들2'(2016) 등에 출연하다가 첫 대형 상업영화인 '오션스 8'(2018)과 아시아계 배우들이 주인공인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마침내 할머니 죽음을 앞둔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 '더 페어웰'로 새 역사를 썼다.

그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주신 룰루 왕 감독에게 감사드린다"며 "우리 아버지 월리에게 이 상을 바친다. 내가 직업을 구할 거라고 했잖아?"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나를 길러주셨으며 내 가장 친한 친구인 우리 할머니, 그리고 저 위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을 어머니께도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아콰피나의 행보가 더 큰 주목을 받는 것은 그가 고정관념을 부수고 나가는 아시아계 여성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 배지'는 래퍼 미키 아발론의 '마이 딕'(My Dick, 남성 성기의 속어)에 대한 답가이며, 2016년에는 한국계 코미디언인 마거릿 조와 함께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을 풍자하는 노래 '그린 티'를 내놓기도 했다. 아콰피나가 영화에서 보여주는 캐릭터들도 수동적인 인물과는 거리가 멀다.

"고정 관념과 함께 자란다는 것은 낯선 사람들만 가득한 방에 걸어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그들은 내가 어떻게 말할지, 어떻게 행동할지 다 안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저는 제 인생의 많은 부분을 그 고정관념을 부수기 위해 할애했어요. 단순히 존재하는 것 만으로요."

아콰피나는 활발한 활동을 이어간다. 지난해에는 '쥬만지: 넥스트 레벨'에서도 활약했으며 마블의 중국계 히어로 영화인 '샹치 앤 더 레전드 오브 더 텐 링스'에도 출연한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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