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 연락판공실 주임, 캐리 람 만나 "폭력 종식해야"(종합)
송고시간2020-01-10 23:19
데모시스토당 활동가, 시위 참여 혐의로 체포돼
시위 참여 공무원 31명, 정직 처분당해…"유죄 판결 시 해고 가능"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에 주재하는 중국 중앙정부의 최고 책임자가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을 만나 지난해 6월부터 8개월째 이어지는 시위를 종식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부 홍콩 연락판공실 주임으로 최근 임명된 뤄후이닝(駱惠寧) 주임은 전날 캐리 람 행정장관을 만나 1시간 30분 동안 얘기를 나눴다.
이 회동에서 뤄 주임은 캐리 람 장관에게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견지할 것, 폭력을 종식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일 것, 경제와 홍콩인의 삶을 개선할 것, 시민들과 소통을 강화할 것 등 4가지를 주문했다.
홍콩 연락판공실은 회동 후 성명에서 "양측은 중앙정부의 깊은 관심과 홍콩 정부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확인했으며, 홍콩을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각계각층과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고 밝혔다.
뤄 주임은 이날 홍콩 주권 반환 후 초대 행정장관을 지낸 퉁치화(董建華) 전 행정장관과 렁춘잉(梁振英) 전 행정장관을 만나 홍콩 정세 등을 논의했다.
뤄 주임은 지난 8일에는 홍콩과 이웃한 중국 선전(深천<土+川>)을 방문해 왕웨이중 당 서기와 천루구이 시장을 만났다.
이들은 회동에서 홍콩의 일국양제를 흔들림 없이 실행하고, 대만구(大灣區·Great Bay Area) 계획에서 두 도시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다짐했다.
대만구 계획은 2035년까지 중국 정부가 선전, 광저우(廣州) 등 광둥(廣東)성 9개 도시와 홍콩, 마카오를 묶어 미국의 실리콘 밸리와 같은 세계적인 혁신 경제권을 개발하려는 계획이다.
중국홍콩마카오연구소의 라우슈카이 부소장은 "지금껏 홍콩 연락판공실 주임은 중앙정부의 뜻을 홍콩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에 머물렀으나, 앞으로는 더 많은 역할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중국 외교부 홍콩주재사무소의 셰펑은 "외국 세력이 범죄인 인도 법안을 둘러싼 갈등을 이용해 홍콩과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려고 한다"며 "홍콩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홍콩 민주화 시위의 주역인 조슈아 웡(黃之鋒)이 세운 데모시스토당은 이 당의 활동가인 릴리 웡(26)이 전날 대만 대선을 참관하기 위해 출경하려다가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릴리 웡이 지난 7월 1일 시위대가 홍콩 의회인 입법회 건물에 난입해 유리문을 부수고 낙서를 한 사건에 연루돼 체포됐다고 전했다.
이날 홍콩 정부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41명의 공무원 중 31명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으며, 이들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해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홍콩 공무원 노조는 정부가 '무죄 추정의 원칙'을 어기고 있다고 비난하며 정직 처분을 철회할 것을 주장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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