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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독신제 유지' 베네딕토 16세 저서 논란에 교황청 신중 입장

송고시간2020-01-14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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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훈 기자
전성훈기자

공식 논평 삼간 채 프란치스코 교황 입장 간접 피력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왼쪽)과 프란치스코 교황.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왼쪽)과 프란치스코 교황.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92)가 사제 독신주의 수정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저서 내용이 공개되며 논란이 이는 가운데 교황청이 이에 대한 직접적 논평을 삼가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취재진을 만나 베네딕토 16세의 저서에 대한 공식 논평 없이 "사제독신제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입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교황 바오로 6세(재위 1963∼1978)가 생전 사제독신제와 관련해 취한 입장과 언급한 말들을 소개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중을 간접적으로 재확인했다.

바오로 6세는 재위 기간 '사제독신제와 관련한 규율을 바꾸느니 차라리 내 삶을 바치겠다'며 강경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태평양 섬 지역과 남미 아마존 등 외진 지역의 경우 '사목적 필요'에 따라 제한적인 수정 가능성을 인정했다고 브루니 대변인은 전했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기본적으로 사제독신제를 지지하지만 아마존 등과 같이 사제가 극도로 부족한 지역의 경우 이를 탄력적으로 적용함으로써 가톨릭 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 사제독신제는 교리(doctrine)가 아닌 전통(tradition)이라면서 필요에 따라 수정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가톨릭 사제가 혼인하지 않는 사제독신제는 12세기 초반까지 관례로 행해져 오다 1123년 제1차 라테라노 공의회 때 교회법으로 규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리 등에서 보수적 관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독일 출신의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청 경신성사성 장관인 로버트 사라(74·기니) 추기경과 함께 쓴 '마음 깊은 곳에서: 사제, 독신주의 그리고 천주교의 위기'라는 제목의 책을 통해 사제독신제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앞서 작년 10월 아마존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synod·시노드)에선 찬성 128표, 반대 41표로 결혼한 남성에게 사제 서품을 주는 안을 권고문에 포함해 교계 내 거센 찬반 논란을 불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권고문을 토대로 조만간 사제독신제의 제한적 수정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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