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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의 무한 확장…현대미술 손잡고 단절된 사회 '연결'

송고시간2020-01-1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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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협업" '커넥트, BTS' 프로젝트…전례없는 시도로 글로벌 아티스트 발돋움

방탄소년단 '커넥트, BTS' 프로젝트
방탄소년단 '커넥트, BTS' 프로젝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서울=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김효정 오보람 기자 = 글로벌 팝스타로 세계 대중음악계 정상에 선 방탄소년단(BTS)이 새로운 지평으로 확장을 시도한다.

현대미술, 즉 순수예술과의 접속을 통해 예술적 영역을 확장하고, 다양한 존재들의 '연결'(CONNECT)이라는 사회적 화두까지 던진다.

방탄소년단은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발매를 앞두고 선보이는 '커넥트, BTS'(CONNECT, BTS) 프로젝트를 14일 공개했다. 온라인 사이트(https://www.connect-bts.com)와 영국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열린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서다.

'커넥트, BTS'는 세계적 현대미술 작가 22명이 방탄소년단 철학을 현대미술 언어로 구현한 작품을 런던·베를린·부에노스아이레스·뉴욕·서울 5개 도시에서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K팝 아이돌 그룹과 순수예술의 협업이라는 성격에서도, 거대한 규모 면에서도 '역사적 컬래버레이션(협업)'을 자부할 만큼 야심 차고 전례가 드문 기획이다.

영국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공개된 '커넥트, BTS'
영국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공개된 '커넥트, BTS'

(서울=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이 지난 14일부터 글로벌 현대미술 전시 프로젝트 '커넥트, BTS'(CONNECT, BTS)를 시작했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프로젝트 소개 행사가 열린 모습. 2020.1.15 [Greg Morrison/Cultureshock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커넥트, BTS' 베일 벗다…화두는 다양성 속 '연결'

방탄소년단이 '커넥트, BTS'(CONNECT, BTS)를 통해 던지는 메시지는 서로 다른 것들의 '연결', 나아가 이들 간의 '연대'다.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이 만나고, 서로 다른 국적·세대의 미술 작가들과 한국 출신의 방탄소년단이 만나, 세계의 서로 다른 장소가 하나의 전시로 연결된다. 방탄소년단은 아미(방탄소년단 팬)를 비롯한 전 세계 대중과 예술을 통해 이어진다.

전시 내용에도 '연결' 메시지가 담긴다. 첫 테이프를 끊는 런던 전시에서는 덴마크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제이콥 스틴슨이 실제 야생의 숲속 풍경을 3D 스캔해 재구성한 작품 '카타르시스'(Catharsis)를 선보인다.

스틴슨은 웹사이트에 게재한 방탄소년단과의 화상대화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자연과 생활 속 기술을 접목했으면 좋겠다"고 작품을 설명했고, RM은 "이 작품은 기술-자연-인간, 과거-현재-미래의 연결을 말하는 것"이라며 화답했다.

덴마크 아티스트 제이콥 스틴슨의 작품 '카타르시스'
덴마크 아티스트 제이콥 스틴슨의 작품 '카타르시스'

이들이 '연결'을 화두로 들고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차이가 더욱 심한 단절을 낳는 오늘날 사회에서 방탄소년단은 국적과 나이, 종교 등 모든 것이 다른 세계 아미들을 디지털 세상에서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냈다.

다양성 속 연결 메시지는 '70억 개의 빛으로 빛나는 / 70억 가지의 world…칠흑 같던 밤들 속 / 서로가 본 서로의 빛 / 같은 말을 하고 있었던 거야 우린'('소우주' 중) 같은 방탄소년단 가사에도 녹아 있다.

방탄소년단 주요 안무에서 영감받은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 작업을 선보이는 강이연 작가는 실제로 아미들을 인터뷰한 경험을 작품에 투영했다. 그는 "익명성 속에서도 방탄소년단을 지지하는 공동체가 너무 신기했다"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영향력을 지닌 아티스트'로 발돋움하며 본격적으로 펼친 기획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자신들의 영향력을 활용, 다름을 딛고 다양성을 긍정하자는 사회적 메시지를 적극 던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 진은 이날 멤버들과 서펜타인 갤러리 간 화상 회견에서 "저희는 살아온 문화가 다르고 언어도 다르지만, 다양성을 존중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함께 모여 영광"이라며 "다양성으로 연결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를 총괄 기획한 이대형 아트 디렉터는 "단절과 분열, 갈등과 반목을 치유하기 위해 어떻게 음악과 미술, 디지털과 아날로그, 글로벌과 로컬,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고 새로운 '연대'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커넥트, BTS' 프로젝트 모습
부에노스아이레스 '커넥트, BTS' 프로젝트 모습

◇ 방탄소년단과 아미, '의미의 창조·확장'…쌍방향 예술기획

방탄소년단이 신보 컴백 일정 일환으로 '커넥트, BTS'(CONNECT, BTS)라는 이름과 함께 런던, 베를린, 부에노스아이레스, 서울, 뉴욕이라는 지명을 공개했을 때 아미들 사이에서는 무성한 추측이 일었다.

이미 눈 밝은 아미들은 RM과 슈가, 정국이 최근 SNS에 올린 사진 배경에 설치미술가 토마스 사라세노 등의 작품 사진이 등장한 것을 보고 현대미술 협업일 가능성을 추론해냈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도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적극적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가는 방탄소년단 콘텐츠의 특징이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전시를 찾는 아미들은 작품을 관람하고, 설치미술 속을 거닐며 방탄소년단 메시지를 청각(음악)이 아닌 시각적으로도 경험하게 된다.

'BTS 예술혁명'을 쓴 이지영 세종대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소수의 교양인에 의해서만 향유되던 '하이 아트'를 전 세계 사람들, 아미들에 연결하면서 의미를 만들어내고 확장하는 것"이라며 "예술 신에서 마이너일 수밖에 없는 한국의 대중예술가가, 그것도 아이돌이 완전히 다른 시도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국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작품을 관객들과 함께 만들어간다는 것이 뜻깊었다"며 "저희도 팬과 소통하고 무대에서 공연하면서 함께 완성해 나간다는 점이 공통점으로 다가와서 기분이 좋았다"고 전했다.

슈가는 "음악을 통해 경계 없는 소통을 하는 것이 예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짚었다.

방탄소년단은 이전에도 뮤직비디오 등 콘텐츠에 미술 모티프를 차용하는가 하면,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적이 많다.

최근 슈가를 주인공으로 공개된 정규 4집 트레일러 '인터루드 : 섀도'에는 슈가가 기대 있는 문 주위로 붉게 엉겨 붙은 자국이 등장했는데, 현대 조형미술계 거장 아니시 카푸어 작품의 오마주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방탄소년단, 신보 영상 공개…'빛과 비례하는 그림자'
방탄소년단, 신보 영상 공개…'빛과 비례하는 그림자'

(서울=연합뉴스) 방탄소년단이 10일 오전 0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 컴백 트레일러 '인터루드 : 섀도'를 공개했다고 10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밝혔다. 2020.1.10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리더 RM도 미술 애호가로 유명하다. 그는 스케줄을 소화하는 와중에도 틈틈이 미술관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우환, 김환기, 윤형근 등 한국 작가에 관심을 표현해왔다.

이번 전시가 방탄소년단 신보 메시지와 어떻게 연결될지도 관심이다. 이들은 오는 17일 신보 선공개곡과 '아트 필름'을 함께 선보이는데, '아트 필름'은 현대무용과의 협업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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