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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NOW] 반독점 조사·정보유출 논란에도 파죽지세 IT 공룡들

송고시간2020-01-18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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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포함한 5대 IT 공룡 시총이 S&P 500 기업 시총의 17%

헬스케어·교통 등 미래시장에 대비…월가, 주가 추가상승에 베팅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의 로고.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의 로고.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16일(현지시간) '꿈의 시가총액'으로 불리는 1조달러(약 1천161조원)를 달성하면서 명실상부한 정보기술(IT) 업계 '빅 4'에 합류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에 이어 미국 증시에서 네 번째로 '시총 1조달러 클럽'에 든 것이다.

경제매체 CNBC는 16일 이들 4개 IT 공룡에 페이스북까지 합칠 경우 5개 IT 업체의 합계 시총이 물경 5조2천억달러(약 6천38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미 증시에서 시총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애플의 기업가치는 1조3천800억달러(약 1천602조원)로 평가되고, 그 뒤를 MS(1조2천700억달러, 약 1천475조원)가 추격 중이다.

잠시 1조달러 문턱을 넘어섰던 아마존은 현재는 시총이 9천310억달러(약 1천81조원)로 쪼그라든 상황이고, 페이스북의 시총은 6천330억달러(약 735조원)다.

금융정보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5조2천억달러는 S&P 500 기업 전체의 시총의 17%를 넘는 것이다. 500대 기업의 1%에 불과한 5개 업체가 기업가치로는 17% 이상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이들 5개 기업의 비중은 11%에 그쳤다. 당시 5개 기업의 시총 합계는 3조5천억달러였는데 다른 기업들보다 이들 5개 업체의 기업가치가 더 가파르게 상승했음을 뜻한다.

이들 IT 공룡의 성장세는 전방위적 반(反)독점 조사와 개인정보 유출, 프라이버시 침해, IT 공룡을 해체해야 한다는 미국 대선 주자들의 선언 등 온갖 악재 속에서도 꿋꿋하다.

미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 주(州) 검찰총장 등이 IT 기업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개시했고,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천문학적인 벌금이 부과되기도 했지만 이들 업체의 주가는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 중이다.

CNBC는 "집에서든 직장에서든, 똑같은 회사들이 전례 없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며 "이들은 우리의 시선을 붙잡고 기업이나 소비자, 광고주들의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동력에 힘입어 투자자들은 반독점 조사나 대선 주자의 기업 해체 주장 등에 대한 뉴스를 떨쳐버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IT 공룡들의 주가 상승은 근원적으로 이들의 성장에 뿌리를 둔 것으로 평가된다.

PNC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의 수석 투자전략가 어맨다 애거티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성장이 희소할 때는 투자자들은 어떤 회사든 성장을 일궈내는 곳에 지출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애플의 경우 간판 제품인 아이폰 판매가 둔화한 가운데에도 지난 한 해 주가가 무려 103%나 상승했다.

월가는 여전히 이들 IT 공룡이 성장 여력이 있다는 쪽에 베팅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17일 애플의 목표 주가를 주당 296달러에서 368달러로 높였고, 노무라 증권도 225달러에서 28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UBS도 이날 알파벳의 목표 주가를 올리며 올 한 해 이 회사 주가가 15%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점쳤다.

또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아마존의 주가가 연말까지 평균 16.5% 상승하며 올해 말이면 시총이 1조8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독점 조사 등 각종 정부 규제의 경우 이들의 매머드급 몸집이 이에 대한 내성을 제공한다는 시각도 있다.

투자 펀드 젠슨 퀄리티 그로스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케빈 워커시는 구글의 성공과 관련해 "구글은 헤드라인 리스크(나쁜 뉴스로 주가가 영향받을 가능성)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들은 어떤 규제 장벽과 마주치든 이 요건을 충족할 자원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굵직한 대형 이벤트들이 많다는 점도 구글과 페이스북 등 광고가 주요 수익원인 기업에 긍정적 요소다. 미국 대선과 도쿄 올림픽,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등의 행사가 이들 회사에 온라인 광고를 안겨준다는 것이다.

다만 이처럼 극소수 기업으로의 수익 집중 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주요 IT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면 전체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들 기업이 벌어들이는 것에 비해 주가가 너무 비싸다는 논란도 있다. 알파벳의 주가는 지난해 이 기업의 수익의 31배에서 거래됐고, MS도 비슷했다.

그러나 IT 공룡들의 식탐은 여전히 왕성하다. 이들은 여전히 초기 단계라고 평가되는 기업 클라우드 시장에서 이미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또 헬스케어와 교통 등 미래 먹거리 시장에서 몸을 풀고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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