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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성의식 만들어주자" 연예계 추문에 '성교육 과외' 바람

송고시간2020-01-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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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 둔 부모들 성교육에 관심 급증…부모가 성교육 받기도

초등학교 성교육 장면(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초등학교 성교육 장면(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선미 기자 =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인데 성교육을 시키려고 강사를 알아보고 있어요. 요즘 연예계 성추문을 보면서 걱정이 돼 제가 교육해보려 했는데 직접 하기는 어렵더라고요."

지난해 '버닝썬' 사태로 가수 정준영 등의 성범죄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최근 가수 김건모, 배우 주진모 등도 성 관련 의혹을 받는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들의 성추문이 잇따라 불거지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 성교육 과외 바람이 불고 있다.

20일 각 지역 맘카페 등에 따르면 "정준영 사태 보면서 어릴 때부터 성교육을 똑바로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과외라도 시켜서 어릴 때부터 성의식을 잘 만들어줘야 한다" 등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성교육 강사 소개글이 올라오자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댓글 문의가 줄줄이 달리기도 했다.

6살, 5살 아들 둘을 키우는 엄마 김모(34)씨는 "주변에서 비슷한 또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아이가 어릴 때부터 성교육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직접 교육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업체나 강사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예인 성추문을 계기로 성교육 전문업체에도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올바른 성 의식을 갖춰주고자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미취학 자녀에게도 성교육을 하려는 부모들도 많다고 한다.

성교육 전문기관 자주스쿨 이석원 대표는 "최근 자녀 성교육 문의량이 2배 이상 늘었는데, '정준영 사태'가 불거진 직후엔 아들을 교육해 달라는 문의가 많이 들어오다가 최근에는 딸의 성교육을 문의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며 "초등학교 저학년 교육 문의는 거의 없었는데 최근엔 전체 문의 중 30%까지 늘었고, 7세 이하 유아 부모들의 문의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성교육 강사 안선진(32)씨는 "요즘 아이들이 음란물을 일찍 접하지만 공교육으로 이뤄지는 성교육은 이를 못 따라가다 보니 자녀들이 음란물을 접하기 전에 과외를 통해 성교육을 하려는 것"이라며 "어린 아이들을 성교육하다 보면 왜곡된 성 지식을 가진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나이와 호기심에 맞는 적절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하거나 각종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부모들이 성교육을 받기도 한다. '성교육하는 아빠'로 알려진 박제균(47)씨는 자녀들을 가르치기 위해 성교육을 공부하다 아예 강사가 됐다.

박씨는 "최근 부모들로부터 '자녀에게 성교육을 할 수 있도록 강의해달라'는 문의도 많이 들어온다"며 "부모 교육을 하다 보면 '아이가 사고를 쳤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느냐', '아이가 음란물을 보거나 자위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등 당혹스러운 상황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네스코 성교육 가이드라인은 만 5세부터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지침을 내렸는데 우리나라 성교육은 많이 늦는 편"이라며 "성교육은 임시방편이 아닌 성의식 자체를 올바르게 정립해주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fortu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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