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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운행거부 예고 서울지하철노조 "기관사 근무시간 원래대로"(종합)

송고시간2020-01-2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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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헌 기자
김지헌기자

사측 "업무 거부는 명백한 불법 파업" 강경 대응

서울교통공사 노조 기자회견
서울교통공사 노조 기자회견

[촬영 김지헌]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노동조합은 사측이 지난해 11월부터 12분 늘린 기관사 근무시간을 원상회복하지 않으면 예고한 대로 21일 첫차부터 전면적 업무 거부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는 "업무 거부는 명백한 불법파업"이라고 맞서는 가운데 양측은 아직 공식 교섭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20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승무직종 인원 3천250명 중 조합원은 2천830명으로, 운전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되는 승무원의 비율은 87%"라고 밝혔다.

이어 "공사는 이에 대비해 열차 운행률을 끌어올리고자 관제 직원을 빼서 운전하도록 하고, 연속 운전시간을 8시간 이상으로 짜는 등 위험한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출퇴근 대란은 물론 사고도 우려되므로 서울시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교섭의 끈을 놓지 않겠지만, 근무시간 연장 철회가 없으면 21일 첫차부터 업무지시를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업무지시 거부는 기관사가 열차에 타지 않는 것을 뜻하며, 이 경우 열차 운행 중단으로 이어진다.

회견에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도 참석해 "12분은 수치일 뿐, 그로 인해 근무시간이 최소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까지 늘어난다고 한다"며 "이에 따른 업무 강도와 스트레스의 증가는 결국 시민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 황철우 사무처장은 "교섭은 어제까지 4차례 진행했고 오늘 기자회견 이후에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는데 아직 공사나 서울시의 답은 없다"고 교섭 상황을 전했다.

황 처장은 "사측은 한발도 못 물러선다고 한다. 노조는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있다"며 "원상회복한 상태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원상회복 이후 논의를 진행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근무시간 연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운행거부 예고 서울지하철노조 '기관사 근무시간 원래대로'
운행거부 예고 서울지하철노조 '기관사 근무시간 원래대로'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노동조합이 20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사측이 지난해 11월부터 12분 늘린 기관사 근무시간을 원상회복하지 않으면 예고한 대로 오는 21일 첫차부터 전면적 업무 거부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jk@yna.co.kr

기자회견 이후 공사는 입장문을 내 "승무원은 하루 평균 약 10시간 근무하고 그 중 열차 운전 시간은 약 4시간 30분 수준이었다. 월평균 16일 출근해 160시간가량 근무한다"며 "운전시간이 조정돼도 1일 또는 월간 근무시간은 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무시간은 그대로 두고 운전시간을 12분 늘리면 노조가 요구하는 '충분한 휴무일'을 보장할 여력이 생긴다"며 "동일 인원으로 충분한 휴게권을 보장해 일-가정 양립의 초석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 역시 추가 입장문을 발표해 "10분이든 100분이든 사용자 마음대로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은 범죄"라며 "우리는 노동시간을 원래대로 돌려놓으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사는 지난해 11월 승무원 평균 일일 운전시간을 기존 4시간 30분에서 4시간 42분으로 12분 늘리는 변경을 단행했다.

공사는 이 변경이 노사합의와 취업규칙에 따른 것이고, 운전시간을 포함한 전체 근무시간에는 변동이 없으며, 노조의 업무 거부는 불법 파업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근무시간 연장이 지난해 10월 있었던 임금단체협약 위반이고, 실질적으로는 운전시간이 더 많이 늘어나며, 대법원 판례상 부당한 업무 지시를 거부하는 것은 쟁의행위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공사의 상급 기관인 서울시는 직접 개입 대신 사태를 지켜보는 중이다. 시 관계자는 "시는 현재 논의에 참여하지 않고, 공사 자체적으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노사의 원만한 합의를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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