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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독도 상징물 '강치' 전시하며 한국의 '불법점거' 강변

송고시간2020-01-2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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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재개관 '영토·주권 전시관' 곳곳에 '독도는 일본땅'

한국의 다양한 입장·주장을 이슈별로 반박하는 형식 전시

전시관 '업그레이드'에 일본인들은 긍정적…한국인은 탄식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이전·확장 공사를 거쳐 21일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도라노몬에 있는 미쓰이(三井)빌딩에서 새롭게 문을 연 '영토·주권 전시관'은 재개관 첫날부터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전시관 입구에는 정식 개관 10여분 전인 오전 9시 50분께부터 관람객이 줄을 섰다.

인터넷으로 동반 관람객 15명을 모집해 왔다는 무라타 하루키(村田春樹) 씨는 설렌 표정으로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외치면서 전시관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도쿄=연합뉴스) 이전·확장 공사를 거쳐 21일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미쓰이빌딩에서 문을 연 일본 '영토·주권 전시관'의 독도 코너를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전·확장 공사를 거쳐 21일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미쓰이빌딩에서 문을 연 일본 '영토·주권 전시관'의 독도 코너를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가슴에 태극기와 일장기가 붙은 배지를 단 무라타 씨는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를 지키는 모임' 도쿄지부장, 야스쿠니신사숭경봉찬회 회원이라고 적힌 명함을 한국 기자들에게 보여주면서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dZOBYZhdtSw

이어 오전 10시 정각에 맞춰 전시관의 문이 열리고, 정문 앞에서 줄지어 기다리던 첫 관람 희망자들이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모습을 갖춘 일본 '영토·주권 전시관'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모두 50~60대 이상의 중장년층으로 보인 이들 일본인 관람객의 입에서 간헐적으로 흘러나온 말은 굉장하거나 멋있다는 의미인 '스고이'(すごい)였다.

그들이 본능적으로 내뱉은 탄성이 시사하는 것처럼 새로 단장한 일본의 '영토·주권 전시관'은 히비야(日比谷)공원 안의 시정(市政)회관 지하 1층에 있던 종전 전시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업그레이드한 모습이었다.

종전 전시관은 칙칙한 분위기였지만 새 전시관은 1층(487.98㎡)과 2층(185.19㎡)을 합한 전체 면적이 673.17㎡로, 약 7배로 확장된 공간에다 지상 1층에 자리 잡아 훨씬 밝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공간적으로 개선된 측면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내용을 관람객에게 쉽고 명료하게 전달할 수 있는 환경으로 확 바뀐 것이 두드러져 보였다.

전시관 출입구부터 왼쪽으로 차례로 쿠릴 4개 섬(북방영토), 독도,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등 일본이 러시아, 한국, 중국과 각각 영유권을 놓고 대립하는 3곳의 상설 전시코너가 조성됐는데, 각 공간에서는 패널형 전시자료 외에 실물로 느낄 수 있는 상징물들이 관람객을 맞았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영토·주권 전시관'의 독도 관련 코너에 설치된 강치 조형물. 일본은 자국 어민이 독도에서 강치잡이를 해온 점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하나의 근거로 내세운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영토·주권 전시관'의 독도 관련 코너에 설치된 강치 조형물. 일본은 자국 어민이 독도에서 강치잡이를 해온 점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하나의 근거로 내세운다.

상설 전시 코너의 정중앙에 배치된 독도 공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독도의 상징물이던 강치 모형이다.

동해 연안에서 번식하던 유일한 물갯과 동물인 독도 강치는 일제의 남획으로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치는 바다사자의 일종으로 독도에는 최대 수만 마리가 무리를 지어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일제는 1905년 독도를 자국 영토에 편입한 뒤 강치잡이 전담회사를 만들어 잔인한 방법으로 포획했다.

그러나 일본은 자국 어민이 독도에서 강치잡이를 해온 점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하나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 강치 모형을 전시관 안에 설치해 일본인 관람객들이 독도에 대한 역사적 연고를 느낄 수 있도록 자극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였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영토·주권 전시관'의 독도 관련 코너 벽면에 설치된 1천300분의 1 축소 독도 모형.

(도쿄=연합뉴스) 일본 '영토·주권 전시관'의 독도 관련 코너 벽면에 설치된 1천300분의 1 축소 독도 모형.

독도 전시공간에서는 1천300분의 1로 축소해 입체화한 독도도 만날 수 있다.

또 일체화한 벽면 전시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일본의 영유권을 뒷받침하고 한국의 '불법 점거'를 주장하는 각종 자료와 기술들이다.

연대기별로 정리된 자료와 기술 내용은 패널형 전시로 분절된 느낌을 줬던 이전 전시관과 다르게 일본의 주장을 시대 흐름에 따라 쫓아갈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특히 독도 영유권에 관한 한국의 다양한 입장과 주장을 이슈별로 반박하는 형식의 전시 내용이 이전과 달라진 점이다.

복층 형태의 2층에 마련된 영상 스페이스에는 한꺼번에 40명 정도가 앉아서 볼 수 있는 대형 영상 장치가 설치돼 있다.

이 영상 장치는 독도 등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3곳과 관련한 각 3개씩의 메뉴를 번호로 설정해 놓아 관람객이 직접 원하는 번호를 누르기만 하면 일본의 선전·주장을 손쉽게 시청할 수 있게 돼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영토·주권 전시관' 2층에 마련된 영상 스페이스 전경. 이곳에서는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독도 등 3곳과 관련한 영상 제작물을 시청할 수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영토·주권 전시관' 2층에 마련된 영상 스페이스 전경. 이곳에서는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독도 등 3곳과 관련한 영상 제작물을 시청할 수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영토·주권 전시관' 1층에 마련된 자료 코너. 외무성 등 일본의 영토 관련 부처에서 제작한 다양한 홍보자료가 비치돼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영토·주권 전시관' 1층에 마련된 자료 코너. 외무성 등 일본의 영토 관련 부처에서 제작한 다양한 홍보자료가 비치돼 있다.

일본의 영유권 주장을 담아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자료도 한층 풍부해졌다.

이날 전시관에 비치된 무료 제공용 자료는 독도의 경우 일어, 한국어, 영어판 등으로 제작된 '다케시마 문제 관련 10개 포인트' '다케시마 자료조사 보고서' 등 외무성을 비롯해 여러 관련 부처에서 나온 이런저런 자료가 12종이나 보였다.

센카쿠 열도 관련 자료는 13개, 쿠릴 4개 섬 관련 자료는 3개가 비치돼 있었다.

새 전시관에는 관람객을 상대로 인상에 남은 전시 내용과 느낀 점 등을 묻는 설문조사 코너도 확장돼 마련됐다.

개관 첫날 관람을 마친 사람들의 얼굴에는 많은 정보를 얻었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리고 그들의 손에는 독도 등 일본 정부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3곳 관련 정보를 축약해 정리한 15쪽(표지 포함) 분량의 책자와 독도 등의 사진이 장식된 2020년 탁상용 캘린더가 담긴 에코백이 들려 있었다.

첫날 개관에 맞춰 전시관을 둘러본 한 한국인 관람객(기자)은 "보통 문제가 아닌데…"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 전시관을 운영하는 총리실 직속의 내각관방 영토주권대책기획조정실 관계자는 "원하는 관람객에게는 해설과 안내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미쓰이빌딩에서 21일 새롭게 개관한 복층 구조의 일본 '영토·주권 전시관' 2층에서 내려다본 전시관 전경. 앞쪽부터 센카쿠, 독도, 쿠릴 4개 섬 관련 전시코너.

(도쿄=연합뉴스)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미쓰이빌딩에서 21일 새롭게 개관한 복층 구조의 일본 '영토·주권 전시관' 2층에서 내려다본 전시관 전경. 앞쪽부터 센카쿠, 독도, 쿠릴 4개 섬 관련 전시코너.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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