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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 가능성에 모두 들뜬 분위기" 설이 남다른 성동조선 직원들

송고시간2020-01-2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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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없어 최장 3년 휴직…인수작업 순조로우면 상반기 복직 가능성

성동조선 야드에 걸린 '성동조선 살려냅시다' 현수막
성동조선 야드에 걸린 '성동조선 살려냅시다' 현수막

[연합뉴스 자료사진]

(통영=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봄이 되면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겠구나 기대가 큽니다"

경남 통영시에 있는 중견 조선업체 성동조선해양 직원들에게 이번 설은 남다르다.

회사가 없어질 막다른 골목에까지 몰렸다, 지난해 말 4수 끝에 새 주인을 찾아 다시 옛 일터로 출근할 가능성이 커져서다.

창원시에 본사가 있는 HSG중공업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큐리어스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법정관리를 받던 성동조선해양을 인수했다.

HSG중공업은 2020년을 코앞에 둔 지난해 12월 31일 성동조선해양을 인수했다.

통영시 광도면에 있는 이 회사 야드, 설비를 모두 사들였다.

인수가격은 2천억원이다.

오는 2월까지 인수대금을 전부 완납하고 창원지법 파산부가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 성동조선해양은 새로운 회사로 다시 출범한다.

한때 수주잔량(CGT) 기준 세계 10위권까지 올랐던 성동조선해양은 중소형 조선업계 '맏형'으로 불렸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몰아닥친 수주취소, 신규수주 부진, 파생상품 거래 손실이 이어져 회사가 나락으로 추락했다.

수 천억원을 들여 최신 설비를 설치했던 야드는 텅 비었다.

'수주 제로'에 금융권 대출을 갚지 못하게 되자 회사는 채권단 관리를 거쳐 2018년 4월부터 법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텅 빈 성동조선 야드
텅 빈 성동조선 야드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때 직영 2천500여명, 협력사 6천여명 등 9천명에 가깝던 직원들은 살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현재까지 남은 직원은 금속노조 성동조선 지회 노조원 480여명, 관리직 직원 130여명 등 610명 정도.

강기성 금속노조 성동조선 지회장은 25일 전화 통화에서 "휴직 중에 3번째 설을 맞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성동조선해양은 2017년 11월 마지막 선박을 해외 발주사에 넘겼다.

직원들은 자신이 담당한 건조 공정이 끝난 그해 상반기부터 차례로 유급휴직에 내몰렸다.

2018년 8월부터는 아예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강 지회장은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많은 조합원이 거제 대형 조선소 현장에서 임시직으로 일한다"며 "나머지 조합원들도 전국 곳곳에 흩어져 건설 현장 막노동, 장사, 자영업 등을 하며 버텼다"고 말했다.

HSG중공업은 성동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고용과 단체협약을 승계하겠다는 입장을 일단 밝혔다.

삼성중공업에서 선박 블록을 수주한 HSG중공업은 성동조선 야드를 블록 제작장으로 우선 활용할 계획이다.

잔금 납입 등 남은 인수작업이 순조로우면 수주물량 제작을 위해 4월께부터 무급휴직 중인 직원들이 순차적으로 다시 일터로 부를 가능성이 크다.

강 지회장은 "복직 가능성에 노조원들이 다들 들뜬 분위기로 설을 맞는다"며 "모든 조합원이 다시 모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그러나 회사가 직원들을 불러도 모두가 호응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예상했다.

강 지회장은 "휴직에 들어간 지 3년째를 맞았다"며 "먹고 살려고 다른 곳에서 자리 잡은 직원들도 있고 마음이 떠난 직원들도 있을 거여서 얼마나 일터로 돌아올지는 알기 힘들다"고 말했다.

seaman@yna.co.kr

멈춘 조선소
멈춘 조선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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