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처] 아이 양육비 주지 않는 '나쁜 부모들' 처벌 못 한다니

박성은 기자 기자 페이지

(서울=연합뉴스) "신상 공개된 분들이 사진 내리라고 끈질기게 항의하는 분도 있고. 신상 공개됐던 분 중 한 분이 유흥업소 하는 분인데 조폭이에요. 사진 안 내리면 죽이겠다고 협박하기도 하고"-구본창 배드파더스 대표

여기 신기한 사이트가 있습니다. 사람들의 얼굴 사진과 함께 이름과 나이, 거주지, 직장 등이 적혀있죠.

바로 양육비 안 주는 부모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사이트 '배드파더스' 입니다.

이 사이트가 최근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할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는데, 바로 재판 결과 때문이죠.

앞서 2018년 9월. 사이트에 신상이 공개된 5명이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배드파더스 대표를 고소했습니다.

지난 14일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된 국민참여재판은 장장 15시간 넘게 이어졌는데요.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신상 공개 사이트의 등장은 양육비 미지급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단적으로 드러냅니다.

여성가족부의 2018년 한 부모 실태조사를 보면 "양육비를 한 번도 지급받지 않았다"고 답한 응답자가 10명 중 7명에 달했죠.

한 부모 84.2%는 취업 중이지만 소득이 적어 근로 빈곤층 특성을 보였고, 근무시간이 길어서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된 만큼 양육비는 아동의 생존과도 연결됩니다.

법원은 이혼 과정에서 자녀를 데려가지 않는 부모 한쪽에게 양육비 지급 명령을 내리는데요.

하지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더라도 처벌 수위는 미미합니다.

우리나라는 양육비 지급 이행 명령을 위반했을 경우 가장 큰 처벌이 감치명령이지만, 다른 국가들은 구금, 벌금, 징역형 등의 엄중한 제재를 부과하고 있죠.

미국은 양육비 지급 불이행에 대해 각종 면허 제재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양육비 미지급 행위에 대해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시민단체는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이영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대표는 "양육비 미지급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우리나라 법 제도 개선"이라며 "법안으로 발의된 것 중에 운전면허제재라든지 출국 금지라든지 불이익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죠.

이 대표는 "양육비는 아동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적시에 들어가지 않으면 아이들의 성장에 부정적이다"고 우려했습니다.

양육비 미지급 문제,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박성은 기자 김정후 인턴기자 / 내레이션 송지영

junepe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0/01/23 08: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