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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 없다고 믿었던, 모세혈관 혈류 조절 괄약근 발견"

송고시간2020-01-2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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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대 연구진, 생쥐 실험서 괄약근 작용 확인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논문

혈류(녹색)를 조절하는 생쥐 모세혈관 괄약근(적색)의 이광자 현미경 영상
혈류(녹색)를 조절하는 생쥐 모세혈관 괄약근(적색)의 이광자 현미경 영상

[코펜하겐대 라우릿센 랩 제공]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우리 몸 안에 있는 혈관 가운데 가장 가는 게 모세혈관(capillaries)이다.

한 층의 내피세포로 구성된 모세혈관의 수축기 내부 지름은 적혈구(7~8㎛)와 비슷하다.

뇌에서 모세혈관 전후의 혈액 흐름을 조절하는 '모세혈관전 괄약근(precapillary sphincters)'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덴마크 과학자들이 생쥐 실험에서 처음 확인했다.

지금까지 뇌와 심장, 근육 연결 조직 등엔 모세혈관전 괄약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이 유력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의 쇠렌 그루브 신경학 조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22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이 발견은 편두통·알츠하이머병·혈관성 치매 등의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이들 질환은 모두 혈관의 결함으로 노폐물이 생기는 것과 관련이 있다.

모세혈관은 가장 가는 혈관이지만 그 역할은 비교할 게 없을 만큼 중요하다.

뇌 안의 혈액은 세동맥(arteriole)으로부터 모세혈관을 거쳐 세정맥으로 흘러가는데, 그물망(網) 구조의 모세혈관에서 산소, 이산화탄소, 영양분 등이 주변 뇌 조직과 맞교환된다.

과학자들은 모세혈관 내 혈류 조절과 관련해, 주로 혈관주위세포(pericytes)를 주목해 왔다.

세동맥의 기저막 바깥에 존재하는 이 세포가 수축력을 갖춰 혈류를 제어할 수도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걸로는 세동맥과 모세혈관 사이에 생기는 강한 혈류 저항을 설명할 수 없었다.

그루브 교수팀이 확인한 생쥐 뇌의 모세혈관전 괄약근은 '자동 온도조절 장치'와 흡사하게. 나뭇가지처럼 퍼진 혈관들 사이에 압력을 분배했다.

이 괄약근이 이완하면 혈액 유입량이 늘어 후속 경로상의 혈관 압력이 높아지고, 반대로 괄약근이 수축하면 혈관 압력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루브 교수는 "모세혈관전 괄약근은 경작지에 물을 대는 수문처럼 작동한다"라면서 "수문을 잘 이용하면 많은 경작지에 골고루 강물을 나눠줄 수 있지만, 수문이 막히거나 하면 오래 못 가 경작지가 말라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뇌의 혈액 공급 및 혈압과 관련된 각종 장애에 모세혈관전 괄약근이 중요한 작용을 하리라고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 가설이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추가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고무적인 결과도 있다.

연구팀이 '조짐 편두통(migraine with aura)'을 가진 모델에 실험한 결과, 일단 그루브 교수의 가설이 맞는 것으로 나왔다.

그루브 교수는 "모세혈관전 괄약근이 뇌에 존재한다는 걸 입증했지만 나머지는 아직 추론에 불과하다"라면서 "허나 뇌에 이 괄약근이 있다는 걸 안 이상 많은 과학자가 관심을 갖고 연구에 매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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