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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1천700억대 밀반출 적발…공항 면세점 직원들 가담(종합)

송고시간2020-01-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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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특수복대 채워 외화 반출…은행 부지점장도 범행

검찰, 외화 불법 반출 10개 조직 및 공범 등 61명 적발

인천지검 1천700억대 외화 불법 반출 10개 조직 적발
인천지검 1천700억대 외화 불법 반출 10개 조직 적발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28일 인천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외화반출조직 집중단속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외화반출 조직들이 범행에 사용한 특수 복대 등 증거물을 공개하고 있다. 인천지검 외사부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10개 조직을 적발해 A(23)씨 등 총책 10명을 구속 기소하고 B(34)씨 등 공범 48명을 불구속 기소하거나 약식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 조직이 밀반출한 외환은 1천733억원 상당으로 조사됐다. tomatoyoon@yna.co.kr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면세점 직원이나 시중은행 간부를 동원해 모두 1천700억원대 외화를 해외로 불법 반출한 10개 조직이 검찰에 적발됐다.

인천지검 외사부(양건수 부장검사)는 28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10개 조직을 적발해 A(23)씨 등 총책 10명을 구속 기소하고 B(34)씨 등 공범 48명을 불구속 기소하거나 약식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도주한 공범 2명은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으며 또 다른 공범 1명에 대해서는 범행 가담 정도가 경미해 기소유예를 했다.

이번에 적발된 10개 조직은 2017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모두 1천733억원 상당의 외화를 일본이나 중국 등 해외 6개 국가로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른바 카지노 '환치기'에 사용할 외화 등 불법 자금이나 해외 가상화폐 구입 자금 등을 세관 당국에 여행 경비로 허위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국인이 외화를 해외로 반출하려면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한국은행장 등에게 사전에 신고하고 관련 증빙서류를 내야 한다.

그러나 이들 조직은 여행경비 목적으로 사용할 외화의 경우 상한액에 제한이 없고, 증빙서류가 필요 없다는 점을 노렸다.

외화 불법 반출 조직이 사용한 특수 복대
외화 불법 반출 조직이 사용한 특수 복대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28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외화반출조직 집중단속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외화반출조직들이 범행에 사용한 특수 복대 등 증거물들이 공개되고 있다. 인천지검 외사부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10개 조직을 적발해 A(23)씨 등 총책 10명을 구속 기소하고 B(34)씨 등 공범 48명을 불구속 기소하거나 약식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 조직이 밀반출한 외환은 1천733억원 상당으로 조사됐다. tomatoyoon@yna.co.kr

평소 인천국제공항 보안 구역을 별도의 '상주직원 게이트'를 통해 출입할 수 있는 면세점 직원들도 범행에 가담했다.

외화 불법 반출 조직의 지시를 받은 모 면세점 직원 4명은 실리콘을 주입해 특수 제작한 복대에 외화를 담아 몸에 두른 뒤 보안 구역으로 이어지는 게이트를 통과하고서 운반책들에게 전달했다.

면세점 직원들은 한 번에 1억∼2억원씩 하루 최대 5억원을 운반해주고 수고비로 10만∼50만원을 받았다.

범행 기여도가 큰 면세점 직원은 외화 불법 반출 조직으로부터 무상으로 렌터카를 받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모두 여성인 면세점 직원들은 종일 서서 근무해 허리가 아픈 경우가 많다"며 "(보안검색 요원들이) 복대를 착용한 면세점 직원들을 봐도 '허리가 아픈가 보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면세점 직원들은 하루에도 3∼4차례 면세구역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다"며 "면세점 직원들이 가담한 외화 반출 사례를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특수 제작한 복대는 손으로 보안 검색을 하더라도 실리콘의 촉감 탓에 안에 돈이 들어있는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외화 반출 조직으로부터 1천300만원을 받고 환율을 우대해 주는 등 206억원 상당의 외화 환전을 도와준 시중은행 부지점장(56)도 적발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윤철민 인천지검 전문공보관은 "외화 반출 조직은 사전에 금속 탐지기로 검사해 면세점 직원을 안심시키기도 했다"며 "시중은행 부지점장의 경우 같은 은행 다른 지점에서 거부된 거액의 환전을 최대한 유리한 환율로 도와줬다"고 설명했다.

실리콘 주입해 특수 제작한 복대
실리콘 주입해 특수 제작한 복대

[인천지방검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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