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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건 후폭풍에 고개숙인 민주당…사퇴 다음날까지 여진(종합)

송고시간2020-01-2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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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이인영 사과…'영입인사 검증·선정기준 부실' 내부 비판도

예비후보 대상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추가…총선 악재 차단 주력

최고위 발언하는 이해찬
최고위 발언하는 이해찬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zjin@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서혜림 이보배 홍규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9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원종건(27) 씨 영입 논란 후폭풍을 잠재우는 데 주력했다.

총선에서 젠더 이슈의 파급력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당 지도부가 잇따라 사과하고 '젠더 폭력 무관용' 원칙을 천명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영입 인사 검증 시스템과 선정 기준에 대해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데다, 과거 미투 의혹 인사 재조명, 다른 영입인재에 대한 의혹 제기가 이어지고 있어 '원종건 사태'의 파장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 인재영입위원장이기도 한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과 당원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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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KTeC__wpwME

이인영 원내대표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재영입을 하면서 좀 더 세심하게 면밀하게 살피지 못해 국민께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이 있다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피해 호소인의 용기를 지지하고 민주당은 지난 미투 운동 이후 젠더 폭력 문제에서 '무관용 원칙'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원씨에 대해 당내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필요시 제명 등 추가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영입 인사에 대한 사전 검증 시스템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당 일각에서는 영입 인사를 선정하는 기준 자체도 부실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인재 영입이 극적인 스토리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검증 단계에서 걸러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인재 영입이 스토리만 갖고 되겠냐"며 "인재 영입을 이렇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이름난 친구들을 접촉해서 영입하는 건데 정치가 그런 게 아니지 않나"라며 "그런 친구들이 와서 무엇을 하겠느냐"라고 지적했다.

김해영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당 내 청년 정치인 육성에 소홀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외부에서 '20대 남성'인 원씨를 영입하는 바람에 당내 청년 정치인의 기회가 줄었다는 것이다.

원종건 사태의 여진은 이날도 이어졌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인재영입검증 위원들 사퇴하시라', '젠더폭력신고센터 폐쇄하라' 등의 제목으로 비판적인 기조의 글이 올라왔다.

한국당 여성의원 등, '원종건 미투' 민주당 사과 촉구
한국당 여성의원 등, '원종건 미투' 민주당 사과 촉구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자유한국당 이윤경 청년부대변인 등 여성의원, 중앙여성위원회 위원들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인 원종건 씨 '미투 폭로'와 관련해 민주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zjin@yna.co.kr

한국당 여성 의원들과 중앙여성위원회, 청년부대변인단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을 '더불어 미투당', '더듬어 민주당'이라고 지칭하며 "민주당은 끊이지 않는 여성 비하와 성범죄 논란에 대해 국민에게 석고대죄하라"고 주장했다.

새로운보수당 권성주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 여성을 성노리개 삼은 가해자이면서 사과 한마디 없이 '함께 고통 받겠다'는 원씨나, 한 청년을 '인재영입 쇼'로 실컷 이용만 하고 피해 여성의 폭로에 대해서는 '사실과 관계없이'라며 매도하는 이해찬 대표나 도긴개긴 더불어 2차 가해 중"이라고 비판했다.

'원종건 사태'로 인해 앞서 미투 논란이 제기됐던 민주당 인사들도 다시 함께 거론되고 있다. 지역 출마를 공언한 정봉주 전 의원의 경우 과거 성추행 의혹 논란을 빚었던 만큼 민주당이 공천 여부를 놓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부실검증' 논란 속에 다른 영입인재와 총선 출마자에 대한 의혹 제기도 이어졌다.

14호 영입인사인 청년 창업가 조동인(30) 씨의 경우 2015년 일주일 만에 기업을 3개를 창업했다가 2년 3개월 만에 동시 폐업해 이른바 '스펙용 창업'을 했다는 의혹 보도가 나왔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씨는 이와 관련해 "사업을 분야별로 확장해 다각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동시 폐업은 부채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조씨 영입 배경에 대해 "애당초 성공 스토리 때문에 영입한 것이 아니라, 계속 도전한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강의 중 '버닝썬 유출' 영상과 관련된 농담으로 문제가 됐던 전직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에 대해서도 총선 출마 예비후보로 '적격' 판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범죄 피해자를 희화화하는 발언을 했던 인사를 검증 단계에서 걸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민주당에 입당해 총선 출마를 선언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는 2018년 자신이 대표로 있던 법무법인의 직원 2명을 일방적으로 해고했다가 노동청에 고발됐다는 의혹 보도가 나왔다. 곽 변호사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날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총선 입후보자를 대상으로 이틀 일정의 3차 교육 연수를 시작했다. 이날 성인지 교육이 이뤄졌으며, 30일에는 '장애인 인식 개선' 특강이 이뤄진다.

이해찬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 논란과 최근 미투 폭로 등으로 인한 총선 악재를 최대한 차단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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