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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성윤, '靑수사' 끝까지 이견…갈등 불씨 남아(종합)

송고시간2020-01-2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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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나홀로 반대'에 윤석열 기소 밀어붙여

총선 전까지 여권 수사 '일단 정지'…법무부와 긴장관계 이어질 가능성

윤석열-이성윤 불편한 동거 시작…靑 수사는? (CG)
윤석열-이성윤 불편한 동거 시작…靑 수사는?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박재현 기자 = 이른바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수사는 막바지에 검찰 내부의 의견 충돌이 표면화한 가운데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그간 수사를 진두지휘해온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번 인사 때 새로 부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은 29일 울산시장 선거개입과 관련한 주요 피의자 기소 건을 두고 재차 충돌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송철호(71) 울산시장과 송병기(58)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황운하(58)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54)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52) 전 반부패비서관 등 13명을 이날 재판에 넘겼다.

이런 결정을 앞두고 오전 10시에 열린 윤 총장 주재 간부 회의에서는 이 지검장이 사실상 기소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은 '전문 수사자문단' 등 협의체에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기소 여부 판단을 맡겨보자는 의견을 냈다.

이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날 '합리적인 사건처리와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검찰 내·외부의 협의체를 활용하라'는 취지의 당부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인사 이어 '감찰카드' 꺼낸 추미애..檢, 반발 조짐 (CG)
인사 이어 '감찰카드' 꺼낸 추미애..檢, 반발 조짐 (CG)

[연합뉴스TV 제공]

이 지검장은 황운하 전 청장과 이광철(49)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해서는 조사를 먼저 한 뒤 사건 처리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그러나 회의 참석자 10여명 중 이 지검장을 제외한 모든 검찰 간부들은 사건 관련자 기소가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증거와 법리 등에 비춰 기소가 충분한 상태이며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해 신속한 기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황 전 청장 등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 지검장의 주장은 그간 언론 등을 통해 입장을 충분히 파악한 상태라 별도 소환 조사가 필요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비서관의 경우 이날 기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별도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이미 작성한 공소장까지 들고 온 상태였다.

결국 윤 총장은 수사팀의 일치된 의견을 토대로 최종 기소 결정을 내렸고, 수사팀은 회의가 끝난 직후인 오전 11시 50분께 공소장을 법원에 접수했다.

이처럼 윤 총장과 수사팀의 의견에 이 지검장이 반대 의견을 내는 이견 충돌 양상은 지난 23일에도 빚어진 바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증명서 허위 발급 의혹을 받는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할 때 이 지검장이 결재하지 않자 송경호 3차장 검사가 윤 총장의 지시에 따라 공소장을 접수했다.

이에 법무부는 이 지검장을 건너뛴 의사결정에 대해 '날치기 기소'라고 비판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로부터 불과 6일 뒤인 이날 또다시 윤 총장과 수사팀, 이 지검장 사이의 견해 충돌이 생기면서 검찰 내부의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수사를 둘러싼 갈등에도 불구하고 윤 총장은 중간간부 인사 발령이 이뤄지는 내달 3일 전 울산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간부 인사를 통해 대검 참모진이 모두 교체된 가운데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실무 책임자 상당수가 교체되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여권에서 연일 검찰권 남용이란 비판을 쏟아내는 가운데서도 윤 총장이 이번 기소로 '끝까지 간다'는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우여곡절 끝에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한 주요 피의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여권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는 당분간 '숨고르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4월 총선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는 총선 이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내부의 갈등, 검찰과 법무부와의 갈등은 언제라도 다시 불이 붙을 수 있다.

마스크 쓰고 검찰 출석하는 이광철 민정비서관
마스크 쓰고 검찰 출석하는 이광철 민정비서관

(서울=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 이광철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chc@yna.co.kr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이날 검찰에 출석한 이광철 비서관이나 30일 출석 예정인 임종석(54)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일부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기소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기소한 사건 관련자들의 공소유지 과정에서도 검찰 내부에서 이견이 표출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법무부가 검찰의 일괄적인 기소를 향후 문제 삼을 가능성도 있다.

추 장관이 검찰 협의체를 활용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라는 지침을 내렸음에도 윤 총장이 이튿날 곧바로 기소를 지시한 점을 법무부가 문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번 사안의 전문성과 복잡성, 보안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수사심의위원회 등 외부 협의체를 거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즉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무부는 검찰의 선거개입 의혹 사건 처리와 관련해 당장 이날 중으로 입장을 표명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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