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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 두 눈 감은 '남산의 부장' 김재규

송고시간2020-02-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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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부하들에 "건강하라" 마지막 말 건네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10·26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40일간을 다룬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이번 주말 총 관객 4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영화는 8대 중앙정보부장 김재규를 중심으로 박정희 대통령, 4대 중앙정보부장 김형욱, 차지철 경호실장 사이 이야기가 뼈대를 이룬다.

'김형욱 암살', '부마항쟁', '박정희 시해'라는 거대한 역사적 사실과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등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이 관객을 연일 영화관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영화는 김재규가 박정희를 살해한 뒤 중앙정보부가 있는 남산이 아닌 삼각지 육군본부로 차를 돌리면서 끝난다. 김재규는 육군본부에서 긴급 체포됐다.

사진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으로부터 94일이 지난 항소심 선고공판 때를 담고 있다. 김재규 등 10·26 사건 피의자들은 1심 공판 개시 이후 55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10·26 시해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이란 제목의 사진에는 "육군본부 대법정에서 열린 육군계엄고등군법회의(재판장 윤흥정 중장 심판관 소준열 소장 법무사 김진흥, 신학근, 양신기 중령)의 박정희 대통령 10·26 시해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김재규(54.앞줄 왼쪽 2번째, 전 중앙정보부장), 김계원(57.앞줄 오른쪽 2번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박선호(45.전 중앙정보부 의전과장), 이기주(31.전 중앙정보부 비서실 경비원), 김태원(32. 전 중앙정보부 경비원), 유성옥(36.전 중앙정보부 운전기사) 등 6명에 대해 원심을 파기, 사형을 선고하고 유석술 피고인에 대해서는 항소기각을 판결했다. 1980.1.28 (본사자료)"란 설명이 붙어 있다.

사진에서 김재규와 김계원은 양옆에 헌병을 끼고 앉았다. 뒷줄에는 대통령 암살에 얽힌 김재규 부하들이 앉아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사뭇 무겁고 삼엄하다.

수의를 입은 김재규는 안경을 낀 채 두 눈을 꼭 감고 있다.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하기도 하고, 어쩌면 편안하게 보이는 듯도 하다. 날씨가 추웠는지, 마음이 스산했는지 그는 반대쪽 소매 안에 손을 집어넣어 팔짱을 끼고 있다.

반면 김계원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이었을까. 그는 10·26 사건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으로 현장에 있었다. 훗날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후 풀려났다.

이날 김재규 등 피고인 6명에게는 원심 형량대로 사형이 선고됐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선고가 끝난 후 김재규는 부하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모두들 건강하라"고 말하며 법정을 떠났다. 이날 이후 김재규와 부하들은 서로를 다시 보지 못했다.

3월 6일에는 김재규 수행비서 박흥주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그는 현역 군인 신분으로 단심제가 적용돼 1심만으로 사형이 확정됐다.

김재규 등 5인은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5월 20일 기각됐고, 나흘 뒤인 24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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