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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타격, 사스보다 크다"…중국 중소기업 줄도산 우려

송고시간2020-02-0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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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으로 시작된 '생산기지 탈중국' 가속 우려

"우한, 中 자동차·반도체 산업 중심지 중 하나여서 타격 커"

우한 시내 병원에 배치된 중국 군의료진
우한 시내 병원에 배치된 중국 군의료진

(우한 AP=연합뉴스)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의료진이 26일 '우한 폐렴'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의 진인탄 병원에 배치돼 업무에 투입된 모습. leekm@yna.co.kr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중국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중국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라는 대형 악재에 시달렸던 중국 중소기업들은 이제 신종코로나 확산이라는 더 큰 악재를 만나 기업 존속이 위협받을 정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값싼 노동력에 의존하는 수출 제조업체들은 해외로부터의 주문 급감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에서 신발 공장을 운영하는 탐 왕은 "신종코로나 감염 우려로 우리는 1분기에 대량 주문을 받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며 "해외 바이어들은 사태의 추이를 지켜본 후 중국 대신 다른 지역에 발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걱정했다.

현재 신종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의 많은 기업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연장하고 있으며, 곳곳에서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공장 가동은 물론 수출 제조업에 필수인 물류 인프라 운영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번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타격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더 크다는 진단도 나왔다.

격리 병동으로 옮겨지는 중국 신종코로나 확진자
격리 병동으로 옮겨지는 중국 신종코로나 확진자

[푸양 AP=연합뉴스]

탐 왕은 "사스 때는 중국이 2001년 말 세계무역기구(WTO)에 막 가입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해외 주문이 쏟아져 들어왔다"며 "반면에 지금은 무역전쟁으로 시작된 공장들의 '탈중국'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무역전쟁을 피해 이미 상당수 제조업체가 생산기지를 중국 밖으로 이전했으며,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그러한 움직임에 속도가 더 붙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광둥성에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임원인 제이슨 량은 "우리는 지난해 태국에 공장을 세워 올해 초부터 가동했다"며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더 많은 기업이 우리처럼 공장을 해외로 이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환경 전문가인 류카이밍은 "신종코로나 확산이 이달 말까지 진정된다면 제조업체가 받는 충격은 감당할만하겠지만, 다음 달 초까지 진정되지 않는다면 해외 바이어들은 주문을 다른 나라로 돌릴 것"이라며 "만약 다음 달 말까지 사태가 이어진다면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중국의 지위는 수직낙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구나 신종코로나의 진원지인 우한(武漢)은 중국의 자동차,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 중 하나여서 중국 경제가 받을 타격은 더욱 클 전망이다.

우한폐렴 환자 치료하는 의료진
우한폐렴 환자 치료하는 의료진

[우한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혼다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에프테크는 브레이크 페달의 생산기지를 우한에서 필리핀으로 옮길 예정이며, 신종코로나가 계속 확산하면 다른 기업들도 이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광둥성의 경제 전문가인 펑펑은 "신종코로나 확산에 대한 해외의 반응은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며 "외국 고객들은 우한산 제품과 중국 내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산 제품을 통째로 기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식당과 소형 점포 등도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최대 식당 체인의 하나인 시베이의 경우 종업원 가운데 2만 명 이상이 이번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일하지 못 하고 있다. 이 회사의 최근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90%가량 급감했다.

시베이의 자궈룽 회장은 "우리는 석 달 동안 버틸 수 있는 현금밖에 없다"며 "이번 사태가 4월까지 이어진다면 우리는 정리해고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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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RZQnSWYnQ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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