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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신종 코로나 잡을 방역대책·시민의식 조화 기대한다

송고시간2020-02-0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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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불안과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다. 평화롭던 일상에 큰 차질이 생긴 가운데 가뜩이나 무거워진 마음을 더욱더 답답하게 하는 사회 일각의 한심하고 비양심적인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마스크와 세정제 등 관련 물품의 수요가 급증하는 틈을 타 가격을 크게 올려받는가 하면 사재기도 횡행한다. 일부 품목은 가격이 10배 이상 폭등했다고 한다. 시장경제에서 수요가 늘면 가격이 오르는 건 당연한 이치지만 지금은 수요공급 법칙에서 벗어난 비정상적인 현상으로 여겨진다.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사회적 재난 위기를 사익을 챙기는 기회로 삼겠다는 심리 말고는 설명하기 힘들다. 상황이 오죽 심각했으면 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을 정도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신종 코로나 관련 매점매석 행위가 심각할 경우 관계기관과 협력해 수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기획재정부도 관련 용품의 매점매석 금지 내용을 담은 고시를 발표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 상술'뿐 아니라 일부 시민의 상식을 벗어난 행동도 재난 극복에 한마음으로 뭉쳐야 할 사회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 서울 지하철역에서 일어나는 일이 대표적 사례다.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에 대비해 매일 아침 비치하는 마스크 1천 장은 갖다 놓기 무섭게 동이 난다고 한다. 급히 나오느라 미처 마스크를 챙기지 못한 시민을 위해 한 사람이 하나씩 양심껏 쓰라고 한 건데 기대와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서울시의 하소연이다. 무료 배치하는 손 세정제 또한 사정이 다르지 않다. 통째로 들고 가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심지어 서울시청 1층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전언에는 할 말이 없다. 궁여지책으로 통 밑에 접착제를 바르거나 쇠사슬로 통을 묶어놓는 상황에 이르렀다니 안타깝고 서글프다. 이뿐만이 아니다. 감염증 환자의 개인 정보가 담긴 공문서가 유출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버젓이 떠돌기도 한다. 급기야 경찰이 수사에 나서 유출 사실을 일부 확인했다고 한다. 불안감과 공포를 조장하는 가짜 뉴스도 유포되고 있어 이 또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맹렬한 기세로 퍼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겨내려면 너와 나, 지역, 나라 구분 없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대처해야 한다. 지나친 불안감에서 비롯된 이기적 행동이나 한밑천 챙겨보자는 상업주의는 서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사회 혼란을 키울 수 있다. 방역체계까지 흔들어 전염병 극복을 더디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이런 가운데 제주의 한 독지가가 마스크 1만5천 개를 기부하고, 대학생들이 확진자들이 다녀간 지역이나 동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코로나 알리미', '코로나 맵'을 제작해 시민들이 참고하도록 했다는 소식은 지친 마음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게 해준다. 공동체의 안전과 상생을 위한 이성적 태도와 남을 위한 배려가 절실한 때다. 특히 이상 증세가 나타나거나 위험 지역을 방문한 경우 보건당국에 반드시 신고하고 자가격리 대상자는 지침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완쾌돼 보건당국이 퇴원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성숙한 시민의식과 정부의 효율적 대응을 토대로 신종 코로나 종식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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