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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박쥐 먹지 않지만 바이러스 감염 위험은 있어"

송고시간2020-02-0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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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바이러스 대응' 출연연 기관장 간담회서 지적

주제 발표하는 정대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주제 발표하는 정대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촬영 박주영 기자]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국내의 박쥐 서식 환경도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대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3일 대전 화학연구원에서 열린 '신종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생명연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발생 이후 박쥐의 샘플을 채취해 유전자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박쥐에는 131개의 바이러스가 있고, 이 가운데 60여개가 인수공통 바이러스이다.

국내 동굴에서 가장 많은 박쥐종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를 옮긴 종으로 추정되는 관박쥐이다.

연구팀이 국내 동굴에서 550개 이상의 분변을 채취, 50종의 박쥐 코로나바이러스를 찾아 바이러스 계통 분석을 한 결과 베타보다는 알파 코로나바이러스가 더 많았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베타 코로나 바이러스 그룹에 속한다.

대전서 열린 신종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장 간담회
대전서 열린 신종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장 간담회

[촬영 박주영 기자]

정대균 박사는 "우리나라는 박쥐 등 야생동물을 먹지는 않지만, 조사를 하면서 위험성을 느꼈다"며 "동굴에 장독 등 음식물을 보관하는 이들도 있었고, 무속인들이 동굴 안에서 기도하면서 박쥐와 접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름에 피서를 위해 다리 밑에서 쉬는 경우도 있는데 박쥐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박쥐 분변이 닭장에 떨어져 가축에 옮겨지고, 그것이 다시 사람으로 옮겨지는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 박사는 "우리 연구원에서 2016년 국내 박쥐에서도 메르스 유사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며 "인수 공통감염병의 위험이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환경과 동물을 함께 연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범태 한국화학연구원 박사는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는 사업성이 낮아 민간기업의 연구개발(R&D)이 저조하고, 발생을 예측하기 어려워 시장성이 불확실하다"며 "현재 일본 뇌염 빼고는 전 세계적으로 사스·메르스 등에 대한 백신이 없는 것도 그 같은 이유"라고 전했다.

김 박사는 "개별적인 연구소에서 단편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것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며 "공공 연구개발 자금을 투입, 산학연과 병원의 융합 연구를 통해 민간 기업이 할 수 없는 국가적인 아젠다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자들은 신종코로나 사태와 관련 이번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비교적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은 "국내 신종코로나 확진자 수는 5위로, 인구밀도와 지리적 위치 등을 생각하면 비교적 적은 편"이라며 "서울시만 해도 하루 지하철 이용자 수가 750만명인데, 그런 상황에서도 이 같은 수치는 상당히 고무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성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부원장도 "메르스와 사스 사태 때 경험을 바탕으로 대처를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최근 5년 동안 코로나바이러스를 키워드로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에 검색해봤더니 최근 5년 동안 194건의 관련 과제를 수행했고, 총연구비는 77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슈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투자가 미흡하다고 생각된다"며 "대책이 늦은 감은 있지만, 이번 사태가 미래에도 계속 일어날 수 있는 일인 만큼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어떻게 서로 네트워킹하고 협력해 효과적인 연구개발(R&D)을 해나갈 것인가를 고민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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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Rj9E4LPVJ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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