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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일각서 中 귀국 세입자 거부…정부 "임대 제약" 경고

송고시간2020-02-0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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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들 "감염되면 어쩔 거냐" 항변…싱가포르 근무 중국인 3만명 아직 귀국 안 해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입국객들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입국객들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싱가포르에서 일부 집주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우려로 중국에서 귀국하는 세입자들을 거부하는 경우가 빈발하면서, 정부가 경고에 나섰다.

4일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따르면 토마스 추아(67)씨는 중국인 세입자에게 셈바왕 공공주택의 한 방에 7년 넘게 세를 줘왔다.

그러나 추아씨는 싱가포르에서 공장 관리자로 근무 중인 이 중국인 세입자에게 연락해 중국에서 돌아오면 자신의 집에 들어올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이 세입자에게 싱가포르 입국을 늦출 수 없겠느냐는 요청까지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세입자가 자신은 우한이 있는 중국 후베이성에 간 적이 없다고 했지만, 추아씨는 그런데도 신종 코로나 감염 위험이 여전히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추아씨는 신문에 "신종 코로나 감염 위험에 대비해서 그들이 중국에서 돌아오더라도 14일간 직장에 가는 것이 허용되지 않을 거란 뉴스를 봤다"면서 "그 기간 세입자를 내 집에 머물도록 할 경우, 그가 감염된 상태라 내가 그 바이러스에 걸리면 어떡할 거냐"라고 말했다.

신문은 또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식품공장 업주의 말을 인용, 쓰촨(四川)성 출신으로 이 공장에서 관리 업무를 맡은 중국인도 비슷한 경우를 당했다고 전했다.

이 중국인은 지난 2일 자정께 싱가포르에 도착했지만, 집주인이 '14일의 의무 휴가 기간'이 끝난 뒤에도 신종 코로나 증상이 없을 경우에만 집에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회사의 배려로 한 호텔을 찾아갔지만, 그곳에서도 투숙을 거부당해 결국 24시간 문을 여는 곳에서 밤을 지새웠다고 업주는 전했다.

노동허가증을 갖고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중국인들을 관리하는 한 에이전트는 신문에 자신의 중국인 고객 중 3분의 1가량이 집주인이나 룸메이트들로부터 '14일 의무 휴가' 기간 내에는 같이 있지 않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싱가포르 정부가 나섰다.

인력부 및 교육·국가개발부는 전날 밤 공동 성명을 내고 "세입자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집주인들에 대한 얘기를 정부는 듣고 있다"면서 "무책임하게 세입자들을 쫓아낸 사실이 드러난 집주인들은 추후 노동허가증을 가진 외국인에 세를 주는 데 제약을 받거나 심지어 세를 주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두 부처는 그러면서 "자가 격리 명령이나 (의무) 휴가 조처를 받은 근로자나 학생들은 이상이 없다"면서 "단지 이는 싱가포르인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적 조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세핀 테오 인력부 장관은 지난 2일 언론과 만나 "노동허가증을 가진 중국인 약 3만명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맞아 싱가포르를 나간 뒤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테오 장관은 이어 "이들은 싱가포르에 돌아오면 14일간 의무적으로 휴가를 가도록 요구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R6DPWohJQAI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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