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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확산 우려에 헌혈 기피 확산…혈액 수급 '비상'

송고시간2020-02-0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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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 비수기에다 길거리 헌혈·단체 헌혈 취소·연기 잇따라

전국 혈액 수급 '경계' 단계로 '뚝'…광주서 헌혈행사 열리기도

텅 빈 혈액저장실...코로나로 헌혈 급감
텅 빈 혈액저장실...코로나로 헌혈 급감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4일 서울 노원구 대한적십자사 동부혈액원에서 직원이 평소 꽉 차 있어야 할 텅 빈 혈액저장냉장실을 정리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신종코로나 우려로 헌혈자가 급감하고 단체 헌혈도 대부분 취소되면서 혈액 보유량이 급감하고 있다며 헌혈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2020.2.4 jjaeck9@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 우려로 국내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방학으로 혈액 수급이 어려운 헌혈 비수기인 상황에 신종코로나 탓에 헌혈 참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거리 헌혈은 물론이고 단체헌혈도 연기,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 혈액 재고량 '뚝'…2일분 미만 '경계' 지역 늘어

4일 0시 기준 전국 혈액 재고량은 3, 4일분이다.

혈액 재고 단계는 1일 평균 혈액 소요 예상량을 토대로 1일분 미만은 '심각', 2일분 미만은 '경계', 3일분 미만은 '주의', 5일분 미만은 '관심' 단계로 분류된다.

5일분 이상은 비축해둬야 혈액 수급이 원활하다.

제주, 강원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경계∼관심 단계다.

혈액 보유량이 급격하게 줄면서 '경계' 단계로 진입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특히 경계 단계에 있는 대구·경북은 이날 오전에 0.4일분이 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부산도 수일간 경계 단계를 지속하다가 이날 오전 간신히 주의 단계로 수준이 올라섰다.

경기도 2.1일분으로 경계 단계 직전이다.

다른 지역 역시 전년 대비 혈액 보유량이 감소한 건 마찬가지다.

충북 혈액 보유량도 작년 평균치(4.3일분)에 못 미치는 3.6일분에 그쳤다.

일주일 전보다 0.2일분이 줄었다.

광주·전남은 작년 평균치(5.7일분)에 크게 못 미치는 3.3일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울산·경남은 3일분, 강원은 3.4일분, 인천은 3.9일분을 각각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코로나에 혈액 보유량 '빨간불'…군부대서 긴급수혈
신종코로나에 혈액 보유량 '빨간불'…군부대서 긴급수혈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시민들이 헌혈을 기피해 혈액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2020.2.4 mtkht@yna.co.kr

◇ 헌혈 호소문에도 2월 예정 7천여건 등 취소 잇따라

신종코로나 확진자 발생 이후 헌혈 실적은 전년보다 3만3천여건 이상 감소했다.

지난 1월 28일부터 2월 3일까지 일주일 동안 군부대, 일반단체, 학교 등에서 단체헌혈을 158건 취소됐다.

2월 예정된 단체헌혈 7천820건이 취소됐다.

대한적십자사는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시 혈액 수급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1월 3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헌혈 참여 호소문을 게시했다.

호소문에는 "최근 신종코로나 발생으로 헌혈이 감소해 수혈용 혈액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체온 측정, 마스크 착용 등 직원 개인위생을 강화했으며 공기 정화 및 소독 작업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호소에도 이날 오전 경남에서 단체헌혈 2건이 취소됐으며, 내주 예정된 단체헌혈까지 취소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전북도 비슷한 사정이다.

전북에는 지난주부터 고등학교와 회사 등 단체헌혈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전북혈액원은 "단체헌혈 취소로 헌혈 버스 4대가 개인 헌혈을 받기 위해 나갔다"고 밝혔다.

인천에서는 이달 예정됐던 단체헌혈 일정 9건이 모두 잠정 연기됐다.

해당 단체는 군부대와 민간단체들로,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헌혈을 잠정 연기해달라고 인천혈액원에 요청했다.

제주에서도 최근 단체헌혈 5건이 연기되면서 개인 헌혈을 통해 혈액 보유량을 유지하고 있다.

광주·전남혈액원에서는 올해 설 연휴 이후 일주일간 7곳 630명의 단체헌혈이 취소되거나 잠정 연기됐다.

지난달 24일부터 열흘 동안 광주·전남 개인 헌혈자 수는 3천3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가까이 감소했다.

광주은행 임직원 헌혈
광주은행 임직원 헌혈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는 가운데 광주은행 임직원들이 4일 헌혈을 해 눈길을 끌었다. 2020.2.4
[광주은행제공.재배포 및 DB 금지] shchon@yna.co.kr

◇ 대한적십자사, 헌혈 홍보 주력…광주·나주서 헌혈행사

대한적십자사는 헌혈 독려를 위해 각 헌혈센터에 신종코로나 예방수칙 현수막을 설치했다.

헌혈 버스 등에도 헌혈을 독려하는 홍보문을 게시할 예정이다.

각 지역 혈액원은 기념품을 추가로 증정하는 등 이벤트를 고심하고 있다.

인천혈액원은 헌혈자들에게 일회용 마스크를 선물로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어려운 상황에도 단체헌혈을 나서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광주에서는 4일 광주은행 임직원 100여명이 헌혈 나눔 행사를 가졌다.

은행 관계자는 "작은 실천이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일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남 나주시 공무원 130여명도 지난 1월 30일 헌혈 행사를 열었다.

나주시 관계자는 "신종코로나 확산과 헌혈 제한 사항이 많아지면서 혈액 수급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헌혈 동참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지은 심규석 조정호 나보배 김용민 김소연 윤태현 강영훈 권숙희 이재현 장아름 백나용 장영은 기자)

contactje@yna.co.kr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LLt1looVS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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