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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모인 곳 무서워요'…신종코로나 공포 지역경제 강타

송고시간2020-02-0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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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절벽' 속 영화관·마트·터미널·헬스장 등 썰렁

전문가 "개인위생관리 철저…불필요한 이동은 자제해야"

무사증 입국 중단 첫날 제주 찾은 중국인
무사증 입국 중단 첫날 제주 찾은 중국인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 시행이 중단된 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도착장에서 중국인 여행객들이 나오고 있다. bjc@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와 접촉자가 전국으로 퍼지면서 지역경제가 얼어붙고 있다.

확진자 이동 동선으로 공개된 장소는 물론 평소 인파로 붐볐던 유명 관광지와 공항·항만, 영화관, 마트,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도 신종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 탓에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4일 무비자 입국제도가 중단된 제주국제공항은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던 이전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오전 제주공항에 도착한 마카오발 항공편과 상하이(上海)발 항공편에서는 마스크를 쓴 극소수의 승객만 내려 입국장을 통해 띄엄띄엄 빠져나왔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마카오발·상하이발 항공편에 승객이 각각 13명, 4명만 탑승해 거의 빈 채로 제주에 들어왔다"고 전했다.

중국발 항공편에서 내린 승객들은 다른 지역에서 온 승객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특별입국절차에 따라 분리된 뒤 공항 검역관으로부터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 여부 등 건강 상태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안전지대는 없다'
'안전지대는 없다'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3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여행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jihopark@yna.co.kr

이날 제주에 도착한 중국발 항공편은 제주∼중국 18개 직항 노선 대부분이 중단·감축 운영되면서 크게 줄었다.

대한항공과 이스타·진에어 등 국내 항공사는 모두 운항을 중단했고 일부 중국 항공사만 운항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내국인들의 발길도 끊기면서 제주 관광업계는 큰 타격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말과 휴일인 1월 31일∼2월 2일 3일간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7만620명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월 1∼3일) 11만4천894명과 비교하면 39%가 줄어든 것이다.

제주에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는 이유로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가 퍼지는 것도 내국인의 제주 방문 기피를 부추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공사와 여행사, 숙박업소, 전세버스·렌터카, 식당, 면세점, 관람·이용시설 등으로 '도미노 피해'가 번지고 있다.

'방역작업은 빈틈없이'
'방역작업은 빈틈없이'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4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대합실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tomatoyoon@yna.co.kr

4번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 평택에서는 영화관 입장객이 급감하고 헬스장에서는 회원들이 회원권을 일시 중지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전날 저녁 현재 예매율 1위인 개봉작을 보러 평택의 멀티플렉스를 찾은 한 주민은 "200석이 넘는 상영관 안에서 30명 정도만 영화를 봤다"면서 "일부 관람객은 마스크를 계속 착용한 채로 영화를 봤다"고 말했다.

평택 시내 한 헬스장에는 평소 100여명의 회원이 이용했지만 최근 절반 이하로 줄었다.

헬스장 회원은 "밀폐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가쁜 숨을 내쉬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신종코로나 감염 걱정에 헬스장 이용이 꺼려진다"면서 "이번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회원권을 중지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10번·11번 확진자가 다녀간 고양시의 한 미용실 원장은 "직원과 고객들의 안전을 고려해 13일까지 가게 문을 닫기로 했다"면서 "두 자녀가 다니는 초등학교 인터넷 카페에 '등교를 안 했으면 한다', '전학 가라' 등의 글이 올라와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12번 확진자자 1박 2일간 다녀간 강릉에도 신종코로나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강릉의 한 호텔은 최근 객실 예약률이 10%가량 떨어져 투숙객 감소를 막기 위해 열화상 카메라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

"전통시장 안심하고 이용하세요"
"전통시장 안심하고 이용하세요"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신종코로나 12번 확진자가 최근 1박 2일로 강릉을 다녀간 것과 관련해 4일 방역업체 관계자가 전통시장인 성남시장에서 화장실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dmz@yna.co.kr

12번 확진자가 방문한 음식점 인근에 있는 전통시장인 성남시장과 중앙시장도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성남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예전에는 시장 안에서 10m를 걸어가는 데 5분이 걸릴 정도로 손님이 많았는데 요즘은 절반으로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신종코로나로 지역 경기가 된서리를 맞자 김한근 강릉시장은 이날 12번 확진자가 이용한 강릉 시내 음식점을 직접 찾아가 업주를 격려하기도 했다.

8번 확진자가 6일가량 머문 군산지역은 관광객의 발길이 완전히 끊겼다.

여기에 시민들도 외출을 극도로 삼가면서 지역경제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대부분의 음식점과 술집, 전통시장 등은 찾는 이가 거의 없어 매출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고 임시 휴업하는 업소도 속출하고 있다.

수영장, 실내 배드민턴장, 도서관, 박물관 등이 일제히 휴장하고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교가 휴업에 들어간 것도 지역경제에는 부담을 주고 있다.

군산 시내 한 음식점 업주는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간 뒤 매출이 평소의 30% 수준으로 줄었다"면서 "점심 때만 손님이 조금 있고 저녁에는 사람 구경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운항 끊기며 텅 빈 군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운항 끊기며 텅 빈 군산항 국제여객터미널

(군산=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4일 재개될 예정이었던 전북 군산항과 중국 스다오(石島)항을 오가는 카페리의 운항이 연기되면서 군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doin100@yna.co.kr

한 군산 시민은 "주민들이 주말에도 외출을 하지 않아 아파트 주차장이 평일 저녁처럼 꽉 차 있다"면서 "거리에 차 다니는 것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전했다.

군산시는 공무원들의 식당 이용을 독려하기 위해 구내식당 운영을 당분간 중단하는 대책까지 내놨다.

전문가들은 현재 신종코로나 확산 추세를 고려할 때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백지현 인하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코로나 예방을 위해선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곳을 방문한 뒤에는 손 씻기 등 개인위생관리를 잘 하고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언론에 보도된 확진자·접촉자 이동 경로를 주시하고 아직까지는 불필요한 이동은 자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변지철, 최해민, 노승혁, 이해용, 백도인, 신민재 기자)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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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R6DPWohJQ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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