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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군이라며 병원 격리…정작 관리는 '나 몰라라'(종합2보)

송고시간2020-02-0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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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21세기병원 1인 격리 안 돼 공동생활…생필품마저 떨어져

언론 보도되자 뒤늦게 1인실 격리 조치하고 생필품 공급

'화장지, 생수 등 생필품이 필요합니다'. 격리된 3층 환자의 쪽지
'화장지, 생수 등 생필품이 필요합니다'. 격리된 3층 환자의 쪽지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6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21세기병원에서 3층에 격리된 환자와 보호자가 필요한 생필품을 종이에 적어 창문 너머로 내보이고 있다. 전남대병원으로 옮긴 18번째 확진자와 함께 3층에 입원했던 환자들은 병실에 남아있다. 2020.2.6 iso64@yna.co.kr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와 병원 같은 층을 쓴 고위험군 환자들이 격리돼 있지만, 관리와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번 확진자가 입원 생활을 한 광주21세기병원에는 같은 층을 쓴 23명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이 병원에 격리돼 있다.

보건당국은 이들을 1인 1실로 격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곳에 격리된 환자 A(57)씨에 따르면 실제로 1인 격리 조치는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A씨를 포함해 격리자 대부분은 다인실을 포함해 기존에 머물고 있던 병실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병원 측은 환자를 1인실로 옮기기 위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상황을 통제하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시가 내려오지 않아 1인실로 옮기지 못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병실 간 출입이나 환자 간 접촉을 통제하는 관리자가 한 명도 없어 격리자들이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인실의 경우 샤워실과 화장실이 없어 이들은 공동 샤워장과 화장실을 함께 쓰고 있다.

심지어 마실 물까지 떨어져 대부분은 복도 한쪽에 놓인 공동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A씨는 전했다.

무증상 감염자에게도 신종 코로나가 전염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제되지 않은 격리 조치가 오히려 신종 코로나 감염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자들은 배달된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락 배달업체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은 방역복을 착용하지 않은 채 병원을 출입하고 있었다.

병원 청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화장실은 휴지가 널려있고, 휴지통에 든 쓰레기도 제때 처리되지 않는 등 비위생적인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고 A씨는 전했다.

설상가상 화장지나 치약, 세면도구 등 생필품마저 보급이 안 되면서 격리 환자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A씨는 "감염병으로 격리를 했으면 적어도 생필품을 제대로 보급해주고 위생적인 환경을 유지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환자가 아닌 사람을 여기에 붙잡아 놓고 있다가 되레 병에 걸리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종코로나' 확진자 접촉자 임시 격리
'신종코로나' 확진자 접촉자 임시 격리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5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18번 확진자와 같은 병원에 머물렀던 사람들이 임시 격리 생활시설이 마련된 광주 광산구 광주소방학교 생활관(기숙사)에 들어가고 있다. 2020.2.5 iny@yna.co.kr

이 병원에 있다가 저위험군 환자로 분류돼 광주 소방학교 생활관(기숙사)에서 임시 격리 생활을 하는 31명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었다.

1인 1실을 받아 단독 생활을 하는 이들은 보건당국의 엄격한 통제하에 격리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정형외과 치료를 받다가 온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많아 1대 1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들을 도울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문제가 제기되자 보건당국은 뒤늦게 조치에 나섰다.

광주21세기 병원 다인실에 머물던 환자들을 개별 1인실로 격리하고 생수와 화장지, 치약, 칫솔 등 생필품을 공급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생필품뿐만 아니라 과일과 과자 등 기호품까지 전달했다"며 "격리자가 기호 물품을 요청할 때 즉시 공급할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광산구는 소속 공무원을 투입해 환자들을 관리하고 청소대행 업체를 선정해 투입할 계획이다.

청소 작업자들은 방역복, 고글,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병원 내부로 진입해 청소 업무를 진행한다.

저위험군 환자가 생활하고 있는 소방학교 생활관에도 자원봉사를 신청한 20여명을 투입해 생활을 도울 계획이다.

iny@yna.co.kr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y72HU_3Ut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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