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슬롯머신 턴 페루인 2명 스페인서 엿새 만에 검거(종합)

이재현 기자 기자 페이지

(정선=연합뉴스) 배연호 이재현 기자 =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현금 2천400만원이 든 현금 상자들 통째로 털어 달아난 외국인 3명 중 2명이 스페인에서 검거됐다.

범행 후에 해외로 달아난 지 엿새 만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정선경찰서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수배 요청한 페루 국적의 A(45)씨와 B(32)씨 등 남녀 2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스페인 마드리드 공항에서 체포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페루 국적의 남녀 2명을 범죄인 인도 청구 절차를 밟아 신병을 확보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지난 6일 오전 11시 30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들은 이튿날인 지난 7일 오후 6시 55분께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2천400만원이 든 슬롯머신 기기 내 현금 상자를 꺼낸 뒤 미리 준비한 가방에 넣어 유유히 사라졌다.

검거된 페루인 2명은 사건 발생 후 6시간여 뒤인 지난 8일 오전 0시 24분께 인천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 스페인으로 도주한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3인조 중 검거되지 않은 홍콩 국적의 30대 남성을 인터폴에 적색 수배하고 국제 공조수사를 통해 행적을 좇고 있다.

이들은 슬롯머신 기기에 현금을 넣은 뒤 잔액이 이지티켓으로 나오는 점을 악용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200만원을 현금으로 넣고 한두 차례 게임을 하고서 반환 버튼을 눌러 잔액 199만원을 이지티켓으로 찾아 현금으로 교환한다.

이어 이를 다시 같은 슬롯머신 기기에 현금 200만원을 넣고 이지티켓으로 찾는 수법을 수차례 반복한다.

결국 해당 슬롯머신 기기에는 이들이 채워 놓은 현금이 차곡차곡 쌓이게 되고 범인들은 현금 상자를 꺼내 달아나는 방식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우리나라에 앞서 필리핀 카지노에서 범죄를 모의했으나 여의치 않아 한국으로 입국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입국부터 출국까지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점으로 볼 때 국제 범죄 조직과의 연관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범죄인 인도 절차를 통해 송환되면 슬롯머신 기기 내 현금 상자 탈취 사건의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jle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0/02/13 16:1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