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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발견이 초래한 비극의 결말은…뮤지컬 '마리 퀴리'

송고시간2020-02-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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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에 맞서고 비극에 고뇌하는 인간 마리 퀴리 조명

파리행 기차에서 만난 마리와 안느
파리행 기차에서 만난 마리와 안느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배우 리사(왼쪽)와 김히어라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마리 퀴리'의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2020.2.13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프랑스 소르본 대학 내 실험실. 죽음을 앞둔 마리 퀴리가 유언장을 작성한다. 책상에는 어디 있든 돌아갈 곳을 알려준다는 '길잡이 흙'이 담긴 주머니가 놓여 있다. 마리는 주머니를 바라보며 지난날을 떠올린다.

소르본대학 입학생인 젊은 마리는 파리행 기차에서 같은 폴란드인이자 파리에 일거리를 찾으러 가는 안느를 만난다. 둘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주기율표가 적힌 종이와 '길잡이 흙'을 교환한다. 안느는 마리에게 "당신은 폴란드의 별이 될 거예요"라고 말하고, 둘의 우정이 시작된다.

마리는 소르본대학에서 여성이자 이민자로서 억압과 차별을 받으면서도 연구에 매진하고, 드디어 새로운 방사성 원소 라듐을 발견해 노벨상을 받는다. 마리는 라듐 정제법을 무상 공개하고 세상에는 라듐 열풍이 분다.

기업가 루벤은 발광하는 라듐의 특성을 이용해 라듐시계공장을 차리고, 라듐이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마리는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마리의 소개로 라듐시계공장에 취업한 안느는 라듐처럼 빛나고 환한 미래를 꿈꾸지만, 그것도 잠시 동료들이 하나씩 병들고 죽어간다. 라듐의 위해성을 알아차린 마리는 깊은 고뇌에 빠진다.

실험실에서 열정을 불태우는 마리
실험실에서 열정을 불태우는 마리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배우 리사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마리 퀴리'의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2020.2.13 scape@yna.co.kr

'최초 여성 노벨상 수상자', '방사능 연구의 어머니' 등으로 알려진 마리 퀴리의 삶을 다룬 창작 뮤지컬 '마리 퀴리'가 지난 7일 재공연에 돌입했다.

재연 무대는 초연과 완전히 달라졌다. 탄탄한 서사를 위해 장면을 늘리고 넘버(노래)를 추가하면서 공연 시간이 초연보다 50분 늘어난 150분이 됐다.

또 초연이 마리와 남편 피에르의 대립에 초점을 맞췄다면 재연은 마리와 안느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마리의 성장 과정에 집중한다.

무대는 과학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마리의 실험실과 직공들의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라듐시계공장,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병원을 오간다.

빛의 파동, 원자의 진동, 순간의 무게 등 절대 쉽지 않은 용어와 온갖 물리학 수식이 무대에 가득하지만, 관객은 굳이 이해하려거나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작품이 위대한 과학자가 아닌 인간 마리를 조명하기 때문이다. 마리는 여성·이민자라는 편견과 차별에 당당하게 맞서고, 자신의 연구가 초래한 비극을 두려움을 떨치고 마주한다.

'라듐 파라다이스'
'라듐 파라다이스'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마리 퀴리'의 출연진이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2020.2.13 scape@yna.co.kr

라듐을 이용한 초콜릿, 생수, 속옷, 화장품 등이 생산된 1930년대를 노래한 '라듐 파라다이스', 라듐시계공장 직공들이 자신들의 조작된 부검에 항변하는 '죽은 직공들을 위한 볼레로'는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라듐에 대한 견해 차이로 멀어진 마리와 안느가 탑 꼭대기에서 화해의 눈물을 쏟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저렸다.

다만 75분간 진행되는 1막은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고, 이미 잘 알려진 과학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사족처럼 여겨졌다.

다음 달 29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한다.

'죽은 직공들을 위한 볼레로'
'죽은 직공들을 위한 볼레로'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마리 퀴리' 출연진이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2020.2.13 scape@yna.co.kr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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