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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 확진자 돌본 조선대병원 수간호사 "언젠가 끝이 있을 것"

송고시간2020-02-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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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이웃에 민폐'근심 많았던 모습 떠올리며…'일상복귀' 기원

조선대병원 음압격리병실
조선대병원 음압격리병실

[조선대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모든 사람이 사명감으로 코로나19 위기에 대처하고 있으니 언제가 끝이 있을 거예요."

조선대학교병원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음압격리병실)의 A(53) 수간호사는 17일 퇴원한 국내 22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건강을 기원하며 이같이 말했다.

A 수간호사는 동료 간호사 25명과 함께 이달 6일부터 음압 격리병실에 입원한 22번 확진자를 돌봤다.

무증상자인 22번 확진자는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는데도 코로나19 양성 판정과 함께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폐렴 소견이 나왔다.

A 수간호사는 가족과 이웃에게 민폐를 끼쳤다는 자괴감에 빠진 22번 확진자가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는데 각별한 신경을 썼다.

빵과 과일, 떡 같은 간식을 나눠주고 살뜰한 인사를 건네면서 22번 확진자와 간호사 사이에서 서서히 유대감이 형성됐다.

굳어있던 22번 확진자의 표정은 날이 갈수록 차츰 밝아졌다.

A 수간호사는 "음압 격리병실에서는 열리지 않는 창문과 휴대전화가 바깥세상을 접하는 유일한 통로"라며 "가족과 만날 수 없고 누구 한 사람 면회도 할 수 없는 곳에서 22번 확진자가 지역사회에 해를 끼치지는 않았나 많은 걱정을 한 듯했다"고 말했다.

행여나 내 가족에게 나쁜 병을 옮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22번 확진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에게도 매한가지였다.

간호사들은 격리병실을 나서면서 깨끗이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서도 집으로 돌아가면 가족들과 가까이 마주하지 못했다.

A 수간호사는 새벽 1시가 넘은 늦은 밤이라도 당일 의뢰한 바이러스 검사 결과를 수시로 간호사와 공유했다.

'오늘은 근심 내려놓고 푹 자.'

무미건조한 '음성 판정'이라는 카카오톡 메시지 속에 담은 A 수간호사의 속내였다.

A 수간호사는 끈끈한 동료애와 틈나는 대로 반복한 연습이 코로나19 위기를 헤쳐가는 가장 큰 힘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간호사가 22번 확진자 병실에 들어가기를 자처하며 서로 힘을 북돋웠다.

방호복에 바이러스나 세균을 가정한 형광 물질을 칠하고 수시로 착·탈의를 반복한 훈련도 이번 사태에 빛을 발했다.

A 수간호사는 "22번 확진자가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 그전까지 하셨던 일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어요"라며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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