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슈퍼버그：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

송고시간2020-02-18 10:42

북핵 드라마： 무엇이 문제인가?·일상적 국민주의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 슈퍼버그：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 = 맷 매카시 지음. 김미정 옮김.

'슈퍼버그'는 강력한 항생제로도 치료되지 않는 변이된 박테리아를 말한다. 병원 의사인 저자는 이 슈퍼버그와 전쟁 중이다. 그는 인류 생명을 위협하는 슈퍼버그에 맞설 새로운 항생제 임상시험의 최전선에 그의 동료들과 함께 서 있다.

이 임상시험 과정은 인류의 미래를 좌우하는 숨 가쁜 순간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는 시점에 출간된 이번 책은 그 임상시험 여정의 기록이자 생사 순간을 오가며 치열하게 싸운 저자의 고백을 담았다.

저자는 알렉산더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견에서부터 혁신 신약의 개발, 첨단 유전자 조작 기술인 크리스퍼에 이르기까지 박테리아와 항생제의 역사를 살핀다. 항생제 분야에서 인류가 믿기 힘들 만큼의 획기적인 발전을 어떻게 이뤘고, 동시에 21세기인 지금 인류가 왜 감염병에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됐는지 보여준다.

희소 감염병을 앓는 10대 소녀와 9·11 테러 당시 현장을 지킨 뉴욕의 소방관, 홀로코스트에서 생존한 여성, 의료진의 처방 실수로 마약중독자가 된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의 이야기는 슈퍼버그의 치명적 위험을 알리는 동시에 그들을 치료하기 위한 의료진의 험난한 고군분투도 보여준다.

흐름출판. 392쪽. 1만8천원.

▲ 북핵 드라마： 무엇이 문제인가? = 박성수 지음.

북한은 2006년 실시한 첫 지하핵실험으로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듬해 6자회담에서 핵무기 개발을 중단키로 합의했으나 이후에도 핵무기 개발 속도에 박차를 가했다.

2017년 9월에는 수소폭탄급 파괴력을 지닌 핵실험을 강행하고 미국 타격이 가능한 장거리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연달아 성공했다. 그 결과 인도 파키스탄에 이어 세계 아홉 번째 핵보유국이 됐다.

외교관 출신의 저자는 1차 북핵위기 이후 최근까지 북핵 협상과정을 검토하고, 어디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분석한다. 북한의 핵개발 목적과 발자취, 정상회담-중재자 외교 6자회담 등의 협상과정으로 북핵문제의 전반을 점검한 데 이어 북한의 협상 전술과 국제사회의 대응 전략을 분석해 북핵 협상의 진로를 전망한다.

저자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으나 우리 정부는 북한이 외면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아직도 매달리고 있는 형국"이라며 "북한이 핵으로 무장한 이후에도 한반도에서 평화가 유지되게 하려면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책은 저자가 1993년부터 언론에 기고한 북한 관련 칼럼 등 북핵 협상에 관한 자료를 분석·정리해 전반부를 구성했고, 후반부에는 자신의 칼럼 39편을 주제별로 분류해 첨부했다.

하움출판사. 314쪽. 1만5천원.

▲ 일상적 국민주의 = 마이클 빌리그 지음. 유충현 옮김.

북핵 문제에 대해 공조를 외치지만 한·미·일 사이의 행보는 엇박자다. 방향이 같더라도 각국의 셈법이 달라 보폭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세계화 시대에도 국가의 이해관계는 여전히 최우선으로 고려된다. 세계화가 국가 이익에 부합하는 선에서만 유효하다는 것이다.

영국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국민주의에 관한 글들이 대체로 국가의 독립을 안전하게 하려는 폭력적 시도와 관련해서 논의되고, 그것이 정서적으로 격앙된 것으로 개념화했다고 지적한다. '우리'의 국민주의는 정당한 애국이지만 '저들'의 국민주의는 폭력적이고 위험한 난동이라는 통념이 지배한다.

저자는 미묘한 국민 정체성 구성의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방법론적 모델로서 일상적 국민주의는 여전히 매우 유용한 개념이며, '국경의 시대'로 돌아가는 우리의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고 말한다. 국민주의와 세계화는 상호연결돼 공존공생하는 셈이다.

그린비출판사. 392쪽. 2만7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