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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개조를 꿈꾼 학자에서 재선 대통령으로…아프간 가니

송고시간2020-02-1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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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선 최종개표에서 과반 득표…경제 재건·탈레반과 협상 등은 숙제

재선에 성공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 [AFP=연합뉴스]

재선에 성공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 [AFP=연합뉴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18일 재선에 성공한 아슈라프 가니(71)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저명한 학자 출신으로 국가 개조를 꿈꿔온 인물이다.

레바논의 아메리칸 대학 출신인 그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문화인류학 박사학위를 땄다. 이후 그는 UC버클리, 존스홉킨스대 등에서 교수로 지내며 학자로서 명성을 쌓았다.

이어 세계은행에서 근무하면서 경제 분야로 지평을 넓혔다. 당시 러시아 석탄 산업을 비롯해 중국, 인도 등에서의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하면서 고국의 경제 재건에도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미국에 의해 탈레반 정권이 축출되고 하미드 카르자이 정권이 들어서자 귀국, 재무부 장관을 맡았다.

2002년 6월부터 2년 6개월간 재무부 장관으로 재임하면서 아프간 정부의 광범위한 개혁을 주도했다. 새 화폐를 도입했고 조세 체계를 확립했으며 관세 제도도 개혁했다.

그의 경제 개혁 목표는 '부의 창출을 통한 가난 근절 및 시민의 권리 확립'이었다. 내전으로 망가진 모국의 시스템을 다시 세우겠다는 것이었다.

카불대 총장 시절이던 2005년 세계적인 지식 콘퍼런스 테드(TED) 강연에서 '망가진 나라를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How to rebuild a broken state)를 주제로 역설하기도 했다.

2006년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했고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도 거론된 그는 2009년에는 아프간 대통령에 도전, '나라 바로 세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첫 도전 결과는 참담했다. 득표율 2.9%로 대선 후보 가운데 4명에 그쳤다.

재선에 성공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 [AFP=연합뉴스]

재선에 성공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 [AFP=연합뉴스]

대선 참패 후 그는 친미 관료 이미지를 벗고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아프간 전통 의상을 입기 시작했고 이슬람 성지인 메카로 성지 순례도 다녀왔다.

탈레반 전사로 의심돼 아프간 내 미군 기지에 수감된 이들의 석방을 주장해 미국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지지층을 넓힌 그는 2014년 두 번째 대선 도전에서는 극적으로 승리했다.

1차 투표에서 8명의 후보 가운데 31.6%를 얻어 2위를 한 그는 결선에서는 55.3%의 지지를 확보, 대통령이 됐다.

다만, 1차 투표에서 승리했으나 결선 투표에 진 압둘라 압둘라가 선거 결과에 불복한 바람에 완벽하게 정부를 장악하지는 못했다. 미국의 중재 끝에 압둘라와 대통령과 최고 행정관(총리 역할 수행) 자리를 나눠 가졌다.

가니는 대통령에 취임하자 철도, 가스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며 경제 개발에 나섰다. 우즈베키스탄 등 이웃 나라와의 무역과 외교도 강화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탈레반과의 내전이 계속되면서 원조 의존 경제를 제대로 탈바꿈시키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히려 탈레반은 더욱 세력이 강해져 지금은 아프간 국토의 절반 이상을 사실상 장악한 상태다.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는 미국의 꼭두각시'라고 외면한 바람에 미국-탈레반 간 평화협상에도 여전히 끼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이번 대선 결과에 또다시 불복하고 있는 압둘라 최고 행정관 등 반대파를 끌어안아야 하는 숙제도 남았다.

이번 대선은 지난해 9월 28일 치러졌으며 18일 공개된 대선 최종 개표 결과에서 가니는 과반인 50.64%를 득표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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