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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이 우리 제트엔진 사길 원해"…규제 논의 제동(종합)

송고시간2020-02-1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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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 내세워 기업 희생시키지 않겠다…진짜 국가안보만 해당"

화웨이 반도체 수출규제 거론에 "우리가 중단하면 다른 데서 만들 것"

중국에 대한 새로운 규제 반대 신호…NYT "수출제한 반대, 놀라운 반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뉴욕·서울=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권혜진 기자 = 미국 정부 내에서 논의돼온 것으로 알려진 중국에 대한 제트엔진 수출 규제 문제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공개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상대가) 우리와 비즈니스를 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싶지 않다"면서 "그것은 주문이 다른 곳으로 가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예를 들어, 나는 중국이 세계에서 최상인 우리의 제트 엔진을 사는 것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비즈니스에 열려있다"면서 "나는 의회가 고려하고 있는 것을 포함해 규제안의 일부가 유포되고 있는 것을 봐왔다. 그것들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나는 (상대가) 미국과 비즈니스를 하는 것을 어렵게 하는 것이 아니라 쉽게 하고 싶다"면서 "우리 행정부 내의 모든 사람은 그렇게 지시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제너럴일렉트릭(GE)이 공동 생산한 항공기 엔진의 중국 수출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미 언론 보도 직후 나온 것이다.

GE와 프랑스 항공방위산업 업체 사프란의 합작사 CFM 인터내셔널이 중국의 신형여객기 C919에 들어가는 엔진을 생산하고 있는데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파들이 해당 엔진의 수출금지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미 언론들의 분석이다.

C919 여객기는 2021년부터 상용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간)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취재진과 대화하는 트럼프 대통령
18일(현지시간)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취재진과 대화하는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하지만 "중국이 우리의 제트 엔진을 구매하는 것을 원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언론의 보도 내용을 뒤집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과의 교역에 있어 또 다른 규제를 반대한다는 취지의 이번 발언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화웨이 옥죄기가 한창인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부 유세를 위해 캘리포니아주로 떠나기 전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트위터에 올린 발언을 되풀이했다.

그는 "'국가안보'라는 거짓 용어를 내세워 우리 기업을 희생시키지 않겠다. 사람들이 자꾸 혼동하는데 진짜 '국가 안보'만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 기업들이 사업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반도체나 다른 여러 분야의, 국가안보와 전혀 상관없는 사안들을 내 책상에 가져다 놓는데 우리가 그걸 중단한다고 하자. 그러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 그들(반도체 제조사)은 중국이나 다른 장소에서 그것(반도체)을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이 화웨이를 겨냥해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날 보도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언급이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위해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이용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라이선스(면허)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놓고 외신들은 중국 문제에 엄격한 행정부 내 입장과 다르다는 데 주목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항공기 엔진의 중국 수출 규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대통령의 개입은 최소한 이 사안에 있어서만큼은 잠재적인 경쟁 위험이나 국가 안보 우려보다는 경제적 이득을 우선시한 것"이라고 평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점은 화웨이와 거래하는 미국 기업들을 엄격하게 제약하려는 행정부와 대조를 이룬다고 평가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겸 휴대전화 제조사인 화웨이의 로고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겸 휴대전화 제조사인 화웨이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 우려 등을 이유로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을 제한하려는 행정부 내의 노력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이라면서 글로벌 테크놀로지 리더로서의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열망과 관련, 놀라운 반전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NYT는 중국에 대한 추가 규제를 논의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당초 이번 달 28일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회의 개최가 보류됐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미 반도체 업계도 반도체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반겼다.

미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중국에 상품을 판매하도록 미 기업을 지지해주고, 판매 능력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규제안에 반대해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WSJ은 미 산업계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를 놓고 중국에 대한 새로운 규제에 반대한다는 신호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중은 지난달 15일 중국이 농산물을 포함해 미국산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고, 미국은 당초 계획했던 대중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한편 기존 관세 가운데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하는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한 바 있다.

lkw777@yna.co.kr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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