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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가장 베토벤은 어떻게 불세출의 음악가가 됐는가

송고시간2020-02-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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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절망의 심연에서 불러낸 환희의 선율' 출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베토벤은 클래식 음악계에선 불세출의 스타다. 그의 고향 본은 그의 고향이라 해서 유명 관광지가 됐고, 그가 남긴 음악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주된다. 특히 탄생 250주년을 맞은 올해는 세계 곳곳에서 베토벤 탄생을 기리는 음악회가 이어진다.

베토벤은 클래식 음악계에서 범접할 수 없는 높은 봉우리가 됐지만 태어날 때부터 천재는 아니었다. 본의 궁정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술주정뱅이 아버지로부터 걸핏하면 학대받았고, 의지한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다. 베토벤은 어린 시절부터 술독에 빠져 지내던 아버지를 대신해 생업 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베토벤: 절망의 심연에서 불러낸 환희의 선율'
'베토벤: 절망의 심연에서 불러낸 환희의 선율'

[아르떼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음악 평론가 최은규가 쓴 '베토벤: 절망의 심연에서 불러낸 환희의 선율'은 어린 시절부터 생업에 뛰어든 베토벤이 어떻게 당대 최고의 음악가로 성장했는지를 조명한 책이다. 저자는 베토벤이 태어난 본부터 음악적 성공을 거둔 빈까지를 여행하며 발자취를 더듬는다.

저자에 따르면 베토벤은 늘 고난과 맞선 투사와 같은 음악가다. 어렸을 때는 애정 결핍과 가난에 맞서야 했고, 20대 중반 이후에는 청력 상실과 마주해야 했다. 주목할 만한 작품들은 대부분 그가 귀가 먹어가기 시작할 무렵부터 쓴 곡들이다. 유명한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를 쓰고 난 후 그는 죽음을 극복했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

"아 다른 누구보다 더 완벽해야 할 청각에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 한때는 누구보다도 가장 높은 수준의 완벽한 귀를 가지고 있었는데…"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쓴 유서 中)

타고난 반골 기질에다 귀까지 먹은 베토벤은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꽃길'을 걷지 않았다. 그는 스승이었던 하이든이나 동시대 천재였던 모차르트의 음악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예컨대 음 하나하나가 튀어 오르듯 짧고 경쾌하며 우아하게 연주하는 고전적인 '스타카토' 연주법보다는 음과 음 사이를 연결해 부드럽게 연주하는 '레가토 주법'을 선호했으며 오케스트라 서주로 시작하는 협주곡 관례를 깨고, 화려한 피아노 독주로 협주곡 도입부를 열기도 했다.

베토벤은 평생에 걸쳐 건강이 좋지 않았다. 바덴의 베토벤하우스에는 그가 연도별로 어떤 질병을 앓았는지 보여주는 그림이 전시돼 있다고 한다.

"1800년 치질, 1807년 두통에 따른 발치, 1809년 만성 복통, 1821년 과도한 음주로 인한 신경계 손상, 간과 췌장의 고통과 황달, 류머티즘, 1823년 당뇨에 따른 눈 이상. 1826년 폐렴, 간 경변…"(222쪽)

저자는 질병을 포함해 베토벤이 겪은 수많은 좌절과 고통이 그의 음악을 더 깊고, 풍성하게 만들어줬다고 말한다.

책은 사제 간이었던 하이든과 베토벤의 미묘한 관계, 한미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피아노 기술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베토벤 피아노 음악의 계승자 리스트,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비교 등 고전과 낭만주의 시대의 위대한 음악가들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담았다.

아르떼. 256쪽. 1만8천800원.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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