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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TK 줄줄이 불출마…'김형오 압박' 통했나(종합)

송고시간2020-02-2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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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교통정리' 주목…비례대표 출신도 출마지역 조정 전망

황교안·홍준표·김태호 면접…한강벨트·낙동강벨트 조만간 윤곽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이동환 기자 = 미래통합당 대구·경북(TK) 현역 의원들이 20일 줄줄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지역에 대한 '물갈이'가 현실화하고 있다.

3선의 김광림(경북 안동)·초선 최교일(경북 영주·문경·예천) 의원은 이날 불출마 결심을 발표했다.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을 지낸 비례대표 강효상 의원은 서울 강북 험지 출마를 선언했다.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대구·경북(TK) 지역 면접이 이틀째 미뤄진 가운데 이날 하루에만 불출마 2명, 험지 출마 1명이 나온 것이다.

이로써 부산·울산·경남(PK)에서 현역 40%(10명)가 불출마하는 동안 유승민·정종섭·장석춘 등 3명에 불과하던 TK 불출마 현역은 5명이 됐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공관위의 '명예로운 퇴진' 압박이 통했다는 말이 나온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직접 지난 주말을 전후로 TK 현역들에게 전화를 돌려 용퇴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 신청자 면접보는 김형오 위원장
공천 신청자 면접보는 김형오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총선 공천 신청자 면접을 보고 있다. 2020.2.20 zjin@yna.co.kr

당내에선 공관위가 TK 지역을 대상으로 사실상 '전원 컷오프'를 기본 전제로 하고서 누구를 살릴지를 선별하는 '송곳 심사'에 들어갔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당의 오랜 텃밭임에도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구미시장 등 몇몇 상징적인 지역의 기초단체장을 잃는 등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든 데다, 20대 총선의 최대 패인으로 지목되는 '진박공천' 논란의 진원지라는 점에서 이곳의 현역 의원들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치권에선 TK 현역들의 불출마 선언이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 지지율에 비해 개인 지지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현역들에 대한 컷오프(공천배제)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공관위는 애초 이날로 예정된 대구 지역 공천 면접 심사를 무기한 연기한데 이어 21일 경북 지역 면접까지 미뤘다.

이와 관련, 공관위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TK 지역에서의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오늘 면접을 미루긴 했지만, TK 현역들이 용퇴하지 않고 아직 버티는 것도 고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화하는 김광림과 최교일
대화하는 김광림과 최교일

2019년 9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김광림 의원(왼쪽)과 최교일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런 가운데 공관위의 다른 지역 '교통정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날 청년최고위원인 비례대표 신보라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공관위의 인천 미추홀갑 우선추천(전략공천) 지역 결정을 존중한다. 저의 향후 거취는 당에 결정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신 의원은 지난 13일 인천 미추홀갑 지역으로 면접 심사를 봤다. 이후 공관위가 이곳을 '우선추천 지역'으로 분류하면서 신 의원은 사실상 이 지역 공천에선 배제된 셈이 됐다.

공관위 일각에선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신 의원이 인천 미추홀갑보다 여권과의 승부가 치열한 지역에 배치돼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대표 공천 자체가 이미 당의 '혜택'을 본 것이기 때문에 당선 안정권인 지역구보다는 '험지'에 나서는 게 적합하다는 뜻이다. 이날 강효상 의원이 서울 강북 험지 출마를 선언한 것도 공관위의 이러한 기류를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비례대표 의원 가운데 자신이 이미 신청한 지역구 출마 지역이 조정될 가능성도 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비례대표가 재선에 나설 때는 어려운 지역에서 도전하는 것이 그동안의 관례였다"며 "비례대표에게 '양지'를 주면 비례대표를 두 번 준 셈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험지 출마'에 대한 비례대표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비교적 당선이 수월하다고 판단되는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한 비례대표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에게 험지에 가서 지역을 다지라고 한다면 1년 전쯤 알려줘야 맞다. 지금은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험지가 아닌 양지에 가도 될까 말까인데 비례대표들이 출마지역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공천 면접 출석하는 홍준표 김태호
공천 면접 출석하는 홍준표 김태호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왼쪽)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통합당의 제21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면접에 각각 입장하고 있다. 2020.2.20 zjin@yna.co.kr

이와 함께 이날 공관위는 황교안 대표, 홍준표 전 대표,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대권주자급 잠룡'에 대한 공천 면접심사를 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서울과 수도권을 아우르는 '한강벨트'와 부산·울산·경남(PK)의 '낙동강벨트'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관위는 일찌감치 황 대표가 한강벨트 최선봉에 서고 다른 '잠룡'들을 수도권에 전진 배치하는 구도를 구상했지만,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가 영남권 출마를 고집하고 있어 고심이 깊은 상황이다.

앞서 홍 전 대표는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 공천 신청서를 냈다가, 경남에서도 '험지'로 꼽히는 양산을로 선회,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과의 'PK 혈투'를 자원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나 "경남 양산을에서 또 컷오프되면 정계 은퇴 또는 무소속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면접에서 "현재 지역구의 출마 의지가 확고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회 의원회관의 공관위 면접장 앞에서 강요식 서울 구로을 예비후보가 '자객공천 반대한다'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공관위가 이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한 데 대한 반발이다.

당 일각에선 3선 김용태 의원이 구로을에 낙점됐다는 말이 나왔지만, 김형오 위원장은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c9Epf-p0gdE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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