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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직 소리 나더니 폭삭" 작업자가 전한 부산 주택 붕괴 참상

송고시간2020-02-2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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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구조 약해…기초공사 없이 흙 위에 벽돌집"

철거 주택 와르르
철거 주택 와르르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21일 오전 11시 4분께 부산 연제구 한 단독주택 철거 작업 현장에서 건물이 붕괴해 소방대원들이 매몰자를 구조하고 있다. ccho@yna.co.kr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찌직 소리가 나더니 순식간에 푹 내려앉았습니다."

21일 부산 연제구 주택 붕괴 현장에서 매몰됐다가 구조된 인부 A(61) 씨는 당시 긴박한 순간을 떠올리며 몸서리쳤다.

A 씨는 귀 옆에 긁힌 상처와 함께 오른쪽 다리에 경미한 통증을 호소했지만, 아직 구조되지 못한 동료들 걱정에 병원으로 가지 않고 현장에서 대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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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T-NPxROAj80

A 씨는 붕괴 당시 주택 1층에서 전기선 등을 철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주택은 2층짜리로 1층 리모델링을 위해 내부 시설을 철거하는 중이었다.

A 씨 기억으로 모두 8명의 작업자가 이날 투입됐다.

8명은 벽돌을 쌓는 조적이나 전기 설비 관련 기술을 보유한 작업자로 전해졌다.

A 씨는 '찌직'하는 불길한 소리가 나더니 불과 2∼3초도 지나지 않아 천장이 무너졌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A 씨 옆에는 다행히 시멘트 포대를 쌓여 있어 무너진 천장 구조물이 포대에 걸쳐지며 아래로 공간이 생겼고 A 씨는 이곳에 엎드려 있다가 구조될 수 있었다.

A 씨는 "사장을 비롯한 동료들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한시라도 빨리 구조해 달라"고 호소했다.

사고 주택 담벼락에 사다리를 놓고 파이프 버팀목을 세우던 인부 B 씨도 사고가 순식간에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부산 주택가 매몰사고 현장
부산 주택가 매몰사고 현장

(부산=연합뉴스) 21일 오전 11시 4분께 부산 연제구 한 단독주택 철거 작업 현장에서 건물이 붕괴해 소방대원들이 매몰자를 구조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itbull@yna.co.kr

B씨는 "우지직하더니 순식간에 푹 내려앉아 놀랐다. 다행히 사다리 위에서 빨리 뛰어내려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8명의 작업자 중 3명은 스스로 대피했고, 5명은 붕괴한 시설물에 매몰됐다가 이 중 2명은 구조됐다.

구조된 사람들은 모두 주택 입구 근처에 있었거나, 구조물 사이 틈에 머물러 많이 다치지는 않았다.

나머지 3명은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최초 신고자는 매몰됐다가 구조된 26세 근로자 C 씨다.

C 씨는 해당 리모델링 업체 사장의 아들이며, 사장은 매몰된 채 아직 구조되지 않았다.

작업자들은 사고 주택의 구조가 매우 취약했다고 말했다.

부산 주택가 매몰사고 현장
부산 주택가 매몰사고 현장

(부산=연합뉴스) 21일 오전 11시 4분께 부산 연제구 한 단독주택 철거 작업 현장에서 건물이 붕괴해 소방대원들이 매몰자를 구조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itbull@yna.co.kr

A 씨는 "지은 지 오래된 집이라 그런지 기초공사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면서 "1층 바닥에 기초작업을 한 다음에 건물을 올려야 했는데, 흙 위에 바로 벽돌집을 쌓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사고가 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매몰된 주택에는 소방대원들이 교대로 투입돼 일일이 수작업으로 돌을 들어내고 있다.

2차 붕괴를 막기 위한 방식이다.

매몰된 주택 옆에서는 누출되는 가스를 잠그기 위해 가스관을 찾는 굴착 작업도 진행 중이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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