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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긴장·급박 대남병원…자칫 '한국판 크루즈선' 될라 우려도

송고시간2020-02-2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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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시간 수차례 방역…"병원 내부 상황 열악해지고 있다"

청도대남병원 나서는 코로나19 확진 환자
청도대남병원 나서는 코로나19 확진 환자

(청도=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대구·경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사이 41명이 늘어난 21일 오전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확진 환자를 부축해 구급차로 향하고 있다. hwayoung7@yna.co.kr

(청도=연합뉴스) 이강일 김선형 기자 = "저희는 환자 접촉자입니다. 조심하세요."

21일 오후 경북 청도 대남병원 바로 옆 보건소 입구에서 청도군 소속 공무원들은 방역복을 벗으며 취재진에게 물러설 것을 경고했다.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 사망자가 발생한 청도는 하루 새 분위기가 급변했다.

방역원들은 매시간 1t 트럭을 타고 병원 일대 주차장부터 건물 바로 앞까지 5∼6바퀴를 돌며 꼼꼼하게 방역에 몰두했다.

보건당국 관계자들 눈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대남병원에서는 의료인과 보조 인력 등 5명이 집단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며 병원 내 집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날 저녁까지만 해도 2층 야외 옥상이나 장례식장 문 앞에 나오던 건물 내 관계자들은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현관 유리문과 창문으로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복도를 오가는 종사자들 모습이 간간이 목격됐다.

오전 11시 30분께 코로나19 확진 환자 1명이 구급차로 타지역 음압 병동으로 떠났고, 4시간 뒤 폐렴증세가 있는 의심 환자가 두 번째로 이송됐다.

병원 후문에는 이른 아침부터 김치, 무, 멸치, 과일 등 급식용 식자재가 잔뜩 쌓여 있었다.

식자재 배송업체 관계자는 "1주일에 2∼3차례 병원에 배달하고 있다"며 "집단 감염 이후 입구에 놔두는 방식으로 병원 관계자와 접촉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병원 안에 격리된 이들에 따르면 내부 상황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청도대남병원 현재 확진환자 16명, 이 중 5명은 간호사
청도대남병원 현재 확진환자 16명, 이 중 5명은 간호사

(청도=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대구·경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사이 41명이 늘어난 21일 오전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질병관리본부 관계자가 소독차로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hwayoung7@yna.co.kr

병원 종사자 A씨는 연합뉴스에 "방호복이나 마스크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병원 안에 있는 물품으로 해결하고 있다"며 "생필품도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자 B씨는 "확진 환자가 아닌데도 2인실에 혼자 격리돼 있다"며 "간호사들이 상황이 괜찮아질 거라고 해 그 말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청도군은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긴급 대책반을 꾸려 고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청도군 한 관계자는 "대남병원이 전화조차 받지 않고 있다"며 "병원 재단 측도 마찬가지여서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군은 노령 인구가 많은 청도에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자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대남병원은 노인요양병원 시설을 갖추고, 통로가 노인 주간보호센터와 연결되는 등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이 많은 곳이어서 집단 감염 시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청도대남병원 인근도 꼼꼼히 방역소독
청도대남병원 인근도 꼼꼼히 방역소독

(청도=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대구·경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사이 41명이 늘어난 21일 오전 경북 청도대남병원 인근 청도어린이도서관에서 질병관리본부 관계자가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hwayoung7@yna.co.kr

풍각면 현리 주민 C씨는 "대남병원에서 사망자가 나오기 이미 많은 주민이 대남병원을 방문했다"며 "당사자들이 스스로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방역당국은 대남병원 의료인과 보조 인력 등 5명이 집단 감염되자 '동일집단(코호트) 격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호트 격리는 특정 질병에 같이 노출된 동일 집단 사람들을 묶어 격리하는 조치를 말한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후 환자가 확진 전 방문한 병원이나 응급실 등을 폐쇄한 적은 있지만, 코호트 격리를 한 곳은 아직 없다.

이송 위해 구급차에 탄 코로나19 확진 환자
이송 위해 구급차에 탄 코로나19 확진 환자

(청도=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대구·경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사이 41명이 늘어난 21일 오전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확진 환자가 이송을 위해 구급차에 타고 있다. hwayoung7@yna.co.kr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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